[한상숙기자] SK가 최근 3연패를 당하며 공동2위 LG, KIA에 1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3승 7패. 타선은 심각할 정도로 침체에 빠졌다. 김성근 감독은 "슬럼프가 아니라 이게 바로 SK의 실력"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2일 두산전에서 김연훈의 끝내기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둔 뒤 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일 KIA전서 패하며 입은 타격이 컸다. 분위기 반등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SK는 KIA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시즌 첫 스윕을 당했다. 선두 자리를 노리고 맹추격해오는 KIA와 LG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거둔 수확도 분명 있었다. 최정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5월 1할8푼3리로 저조했던 최정의 타격 성적이 6월 들어 16타수 7안타 타율 4할3푼8리로 뛰어올랐다. 팀 타선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김성근 감독도 "최정은 괜찮다"면서 만족감을 보일 정도다.
그동안 김 감독은 최정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쏟았다. 지난달 슬럼프에 빠졌던 최정을 두고 "최근 SK 부진은 타선 탓"이라며 "최정과 정근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분발을 바라는 김 감독 특유의 '채찍'이었다.
이후 점점 살아나는 최정의 컨디션을 확인한 김 감독은 채찍을 거두고 좀 더 가깝게 다가갔다. 김 감독은 2일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최정과 약 4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타격폼에 관한 조언과 컨디션 회복을 위한 격려 등이 전해졌다. 그리고 최정은 이날 4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리면서 맹활약했다.
다음날인 3일 KIA전에서 3타수 3안타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최정은 4일 경기서는 9일만에 홈런포까지 가동하면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정뿐 아니라 정근우와 박정권 등 주요 타자들도 연일 안타를 때려내며 기나긴 슬럼프의 터널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SK의 최근 부진이 길게 갈 것이라고 보는 야구관계자들은 거의 없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낸 SK의 저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김광현, 송은범 등 자리를 비웠던 선발진들이 정상 합류하면서 부진의 탈출구는 더욱 선명해졌다. 김성근 감독 역시 최정의 살아난 방망이로 인해 SK가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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