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기술위원회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지켜보겠다."
축구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조정 능력 부재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회택 기술위원장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조광래 감독은 8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아 부산 아이파크-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 9라운드를 관전했다.
대표팀 수비 자원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조 감독은 "포항의 김재성에게 관심이 있는데 오른쪽 풀백으로 세워볼 생각이 있다. 부산의 풀백 김창수도 많이 좋아졌다"라며 새로운 얼굴 찾기에 집중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러나 이내 조 감독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간 선수 중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홍명보 감독과는 전혀 갈등이 없다"라며 표면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양 대표팀의 문제는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오히려 선수 차출 문제를 정리해줘야 할 기술위원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기술위원들보다도 이회택 기술위원장에 대한 아쉬움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조 감독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이회택 기술위원장에게 다음달 3, 7일 A매치에 선발하고 싶은 선수 리스트를 넘겨줬다. 전에 조중연 회장께서 A대표팀이 먼저 선수를 선발한 뒤 올림픽대표팀이 나머지 자원을 뽑기로 정리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조중연 회장의 중재로 모든 문제가 정리됐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조 감독이 미리 대표 차출 명단을 정리해 넘긴 데는 이유가 있다. 오는 9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두고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는 만큼 적어도 베스트11의 윤곽을 짜놓아야 안정감 있게 대표팀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각급 대표팀에 걸쳐 있는 선수들의 경우 일정이 겹치지만 않는다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도 조 감독의 판단이다. 예를 들어 지동원(전남 드래곤즈)의 경우 부상으로 A대표팀 합류가 힘들어질 경우를 대비해 제2, 제3의 선수 선발이라는 대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리스트를 받아든 이회택 위원장이 오히려 화를 내 황당했다는 것이 조 감독의 이야기다. 조 감독은 "스스로 보호 선수라고 말한 적이 없다. 11~15명 정도는 안정적으로 A대표팀에 있어야 한다는 소리였을 뿐이다. 빨리 정해야 차출 공문을 보내는 등 행정적 절차가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했을 뿐"라고 항변했다.
이 위원장이 "보호선수라는 개념은 없다"라며 조 감독에게 제동을 건 것에 대해서도 "황당하다. 축구가 강해지려면 기술 파트가 잘되어야 하는데 자신들이 정한 규정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예선조차 모르고 있더라"라며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일단 기술위원회는 오는 9일 조광래, 홍명보 감독을 출석시켜 대표 선수단을 정리할 생각이다. 그렇지만, 조 감독은 "선수 선발은 각 소속팀에 협조를 구하면서 이뤄져야 하는데 기술위원회는 다 알아서 되는 줄 아는 것 같다"라며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예선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미치는 파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기술위원회가 알아야 할 것"이라고 기술위원회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다시 한 번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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