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롯데는 지난 26일 사직 LG전에서 0-4로 뒤지다 8-5로 뒤집는 역전쇼를 연출하면서 1승을 추가했다. 상대 실책이 겹친 행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타자들이 13안타를 터뜨리며 LG 마운드를 두들긴 것이 역전의 동력이었다.
톱타자로 나선 전준우와 4번 이대호, 7번 김문호가 2안타를 뽑아냈고, 5번 홍성흔과 6번 강민호는 3안타씩 폭발시켰다. 특히 고무적인 일은 중심타선의 부활. 롯데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클린업트리오가 제 역할을 해줬다는 점에서 이날 1승은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물론 롯데는 6승 2무 11패를 기록하면서 승률 3할5푼3리로 7위에 머물렀고 아직까지 중위권 도약을 위해 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 최근 들어 꿈틀거리며 살아나는 화력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날도 롯데는 단 한 개의 홈런도 쏘아올리지 못한 것이다. 7회말 홍성흔, 강민호, 전준우가 호쾌한 2루타를 몰아치면서 5득점을 견인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지난 시즌까지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홈런은 자취를 감췄다. 13개의 안타를 기록하는 동안 '홈런 제로'다.
26일 현재 롯데의 팀 홈런수는 단 8개에 머물고 있다. 이는 넥센(7개)에만 근소하게 앞서 있는 수준이다. 공동 1위 SK KIA LG는 13개를 쏘아올렸고, 적시타 실종으로 애를 먹고 있는 삼성조차 9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 이대호가 4개를 터뜨리며 그나마 자존심을 세우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소총부대로 전락했다. 이대호를 제외하면 강민호가 2개, 조성환과 황재균이 1개씩 터트린 것이 롯데의 전체 홈런이다.
'핵타선'이라고 불리던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다른 행보다. 아무리 개막 후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작년과 너무 큰 차이가 난다. 이대호(44개), 홍성흔-가르시아(26개), 강민호(23개), 전준우(19개), 손아섭(11개), 김주찬(9개) 등이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롯데는 지난해 무려 185개의 팀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87개를 기록한 넥센의 2배가 넘는 수치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폭발력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9경기를 치르면서 롯데는 홈런 8개로 장타력이 급감했다. 이런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올해 롯데는 홈런을 56개밖에 뽑아내지 못한다. 시즌 초반 타격 침체를 감안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다.
야구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롯데는 부진해도 연승이 가능한 강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연승을 위해 롯데는 기세를 끌어올려야 하고, 비결은 역시 화끈한 장타력이다. 조금씩 분위기를 타고 있는 롯데가 '핵타선'으로 부활할 수 있을까. 롯데팬들은 승수와 함께 홈런 갈증으로 마른 침만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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