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이 단독 2위에 올랐다. 지난 19일 잠실 넥센전을 2-0으로 승리하면서 거둔 성과다. 이날 문학에서 2위였던 LG가 SK에게 3-6으로 역전패하면서 3위였던 두산은 지난 14일 이후 다시 2위 자리로 복귀했다.
개막 후 두산의 행보가 흥미롭다. 조용히 기세를 유지하면서 호시탐탐 SK를 추격할 틈을 노리고 있다. 한 차례 공동 4위로 떨어진 외에는 두산은 꾸준히 2, 3위권을 유지하면서 시즌 초를 성공적으로 치러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재미있는 대목은 김경문 감독의 태도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극도로 말을 아낀 김경문 감독은 시즌 들어와서도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무조건 우승"이라고 자신했지만, 염원을 이루지 못했던 김 감독은 올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침묵 속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당장 19일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의 황당한 정전사고와 구장신축에 관한 의견만 언급했을 뿐 팀 전력과 시즌예상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일례로 손시헌의 타율 1위와 관련해 질문을 던지자 김 감독은 "이제 4월초다. 나도 4월에는 타격 1위를 한 적이 있다. 결국 2할7푼이 될 것"이라고 농담성 발언을 던지면서 말을 끊었다. 그리고 한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오늘 꼭 이기도록 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감독실로 모습을 감췄다.
현재 두산은 완벽한 전력이 아니다. 1군 무대에 서보지도 못하고 바로 퇴출된 용병 투수 라몬 라미레즈의 공백을 아직 메워내지 못했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용병 선발 투수가 한 명 없는 상황에서 두산은 어찌어찌 버텨내면서 상위권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수치상 기록도 뛰어나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3.64)은 5위, 팀 타율(2할7푼1리)은 3위로 그저 무난한 정도다.
1위 SK는 11승 3패를 기록 중이다. 2위에 오른 두산은 8승 5패 1무를 기록하며 '비룡'을 2.5게임 차로 추격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과 두산은 조용히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힘을 비축하고 있다. 단숨에 치고 나갈 시기만 엿보고 있다. 목표는 물론 'V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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