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또 호투를 펼쳤다. 5이닝 무실점 역투.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니퍼트는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지켜보는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니퍼트는 19일 잠실 넥센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4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용병에이스'로서 임무를 완수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0km를 찍었고,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은 볼배합으로 넥센 타선을 봉쇄했다.
언뜻 결과만 놓고 보면 화려한 호투같지만, 내용상 니퍼트는 초장부터 넥센의 매서운 타격에 진땀을 흘렸다. 강판 때까지 아슬아슬한 실점 장면을 수 차례 연출하면서 힘겨운 투구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고비 때마다 니퍼트는 넥센의 후속타자를 잇달아 범타로 솎아내면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위기관리 능력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1회초 선두타자 김민우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불안한 출발을 한 니퍼트는 곧바로 김민우의 도루를 포수 양의지가 막아내줘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강병식을 볼넷 출루시켰고, 유한준에게 좌중간 안타를 얻어맞으면서 다시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니퍼트의 '쇼'는 이 때부터 시작됐다. 강정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더니 알드리지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것.
이후 김경문 감독의 속을 태우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2회초에는 2사 1, 2루에서 김민우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고, 3회초 1사 1, 2루서는 알드리지와 송지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초를 처음으로 삼자범퇴로 막고 이닝을 마친 니퍼트는 5회초 또 다시 1사 1, 3루에 몰렸지만, 강정호와 알드리지를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 과정 속에 니퍼트는 5이닝 동안 100개가 넘는 공을 뿌렸고, 6회초 고창성에게 바통을 넘기며 이날 활약을 마감했다. 0-0에서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그야말로 절정의 위기관리 능력은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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