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수비 잘하는 유격수로 이미지 변신 좀 해야겠어요."
LG 유격수 오지환이 경기 전 농담처럼 내뱉은 한 마디였다. 그리고 오지환은 자신이 한 말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LG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첫 번째 대결에서 7회 대거 4점을 허용하며 1-5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비록 4연승 행진을 마감했지만 LG 팬들은 한 선수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선수는 바로 'LG의 미래' 오지환이다.
지난해 LG의 붙박이 유격수였던 오지환은 올 시즌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다. 상대 선발이 좌완투수일 경우 김태완이 2루를 지키고 박경수가 유격수로 옮겨간다. 오지환은 우완 투수가 선발등판하는 날에만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좌투수에 약하기도 하지만 불안한 수비가 더 큰 이유다.
그러나 이날은 안정된 수비와 한 차례의 멋진 다이빙캐치까지 선보여 수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날 경기, 총 세 번의 타구가 오지환 쪽으로 향했고 오지환은 그 때마다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특히 3회초 박한이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장면이 돋보였다.
오지환은 타석에서도 괜찮은 활약을 했다. 첫 타석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 아웃당했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는 권오준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기록했다. 2사 후 1,3루 찬스를 만든 안타였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경기 후 오지환은 "오늘 수비에서는 최대한 침착하게 처리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본인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팀 패배의 아쉬움에 어두운 얼굴이었다.
오지환은 13일 경기에도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우완 윤성환을 선발투수로 예고했기 때문. 게다가 오지환은 지난해 윤성환을 상대로 6타수 3안타를 기록하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3안타 중에는 홈런과 3루타도 하나씩 포함돼 있다.
공수에서의 활약이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기회는 계속되고 있다. 프로 2년차 시즌을 맞아 힘든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지환이 어떻게 그 과정을 이겨내는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야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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