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만큼은 호쾌한 야구를 지양하기로 했다. 팬들에게 즐거움과 시원함을 선사하고 싶지만, 그보다 실리 위주의 화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김경문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서 열린 자체훈련서 오후 내내 그라운드를 돌면서 투수진은 물론 야수진까지 꼼꼼하게 지켜봤다. 투수들의 내야수비부터 불펜피칭, 야수들의 수비와 스윙 등을 훈련이 끝날 때까지 유심히 체크하면서 개막전 엔트리를 최종 점검했다.
와중에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두산 타선의 방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만큼은 점수를 올려야할 때 올릴 수 있는 호율성 있는 득점루트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김 감독은 "올해는 한방 야구가 아니다. 화력이 항상 잘되는게 아니지 않느냐"며 "올 시즌은 (각팀의) 투수들이 좋아서 한방으로 이기기 쉽지 않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시즌만 해도 우승을 선언하면서 "시원스러운 홈런을 터뜨리는 야구를 하겠다. 그래야 팬들이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일발장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두산은 지난해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와 이성열, 양의지까지 20홈런을 넘기면서 토종타자 5명 20홈런 돌파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그야말로 홈런군단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올해만큼은 장타에 의한 득점을 원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리그 전반적으로 투수진들의 기량이 좋아졌고, 화력의 기복을 감안해 만들어내는 점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다만 김 감독은 이런 방향성으로 인해 올 시즌 두산 타선을 '작은 야구(스몰볼)'로 평가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그렇다고 작은 야구를 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홈런을 터뜨려 이기면 가장 좋은 것인데 아닐 때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방 야구는 아니라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김경문 감독은 분명 승리를 위한 실리 위주의 야구에 비중을 두고 있다. 'V4'를 위한 냉정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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