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1)의 빙판 복귀가 다가오고 있다. 그 무대는 다음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2위를 끝으로 김연아는 각종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을 맞으며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이외의 모든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오서 코치와 결별한 뒤 미국 LA에 머물며 새 코치와 세계선수권에 초점을 맞춘 훈련에 열중해왔다.
여왕의 복귀를 기다리는 많은 팬들은 다음달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가 예전 기량을 보여주며 다시 정상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인지, 또 누가 김연아와 우승을 다투게 될 것인지 기대와 궁금증을 안고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세계선수권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4대륙 피겨선수권 대회가 대만에서 열렸다. 김연아가 빠져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띠고 있는 여자 싱글 부문에서 누가 세계선수권에 대비해 착실히 기량을 쌓아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김연아가 정상적으로 대회에 출전했던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여자 피겨는 김연아-아사다 마오(일본) 두 동갑내기 라이벌의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펼쳐졌다. 둘은 그랑프리 시리즈나 세계선수권 우승을 번갈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2월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아사다를 2위로 밀어내고 우승하자, 이어 3월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사다가 김연아를 제치고 우승했다.
공교롭게도 김연아가 빠진 이번 시즌 아사다는 부진에 허덕였다.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파이널 진출에도 실패했다. 다만 세계 선수권이 다가오면서 최근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어, 김연아의 복귀와 맞물려 다시 둘의 라이벌 대결이 도쿄에서 펼쳐질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사다는 지난해 연말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올라 간신히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따냈고, 지난 주말 4대륙선수권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아사다는 자신의 주특기이면서 이번 시즌 연기를 펼칠 때마다 발목을 잡아온 트리플악셀 점프가 살아나고 있는데서 위안을 얻고 있다. 아사다는 19일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악셀을 회전수 부족으로 실패했으나, 20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완벽하게 트리플악셀을 구사했다. 비록 아사다는 합계 196.30점으로 안도 미키(일본, 201.34점)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대회 후 살아난 점프에 안도감을 나타내며 세계선수권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세계선수권에서는 김연아와 아사다 외에 안도 미키가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여 3파전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안도는 최근 들어 가장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정상권 기량을 뽐내고 있다. 4대륙 선수권에서도 안도는 합계 201.34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점수는 자신의 최고점수(종전 195.09점)를 경신한 것일 뿐 아니라 김연아, 아사다, 조애니 로셰트에 이어 네 번째로 총점 200점을 넘어서는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안도가 세계선수권에서도 4대륙 대회 때처럼 흔들림 없는 연기를 펼쳐 200점 이상을 획득한다면 우승에 근접할 수 있다. 더구나 김연아는 이번 시즌 실전 대회 출전을 하지 않아 기량이 안개속에 싸여 있고, 아사다는 회복세라지만 아직 자신의 최고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10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알리사 시즈니(미국)도 복병이 될 수 있으나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는 5위에 그치며 아직은 발전 단계에 있는 도전자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김연아가 얼마나 제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올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우승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한국 전통음악과 발레곡으로 새 프로그램을 구성, 여왕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신중하게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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