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에게도 2011년 새해가 찾아왔다. 올해도 이렇다 할 전력보강은 없다. 벌써부터 3년 연속 최하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보강은커녕 구멍이 더욱 커진 느낌까지 있다. 중심타선을 이끌던 김태완과 핫코너를 지켰던 송광민, 왼손투수 킬러 정현석이 군입대로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래도 한화는 희망을 찾아야 한다. 공은 둥글고 야구는 모른다. 지난 시즌부터 시작된 팀 리빌딩의 성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 나머지 구단은 보유하지 못한 '괴물투수' 류현진이 건재하다. 선수들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독수리 군단의 비상은 당장 2011년부터 시작될 수 있다.
◆마운드, 젊은 투수들 성장에 기대
한화는 지난 시즌 5.43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물론 최하위다. 경기당 5점 이상씩을 꼬박꼬박 상대에게 허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류현진 외에는 믿을 만한 투수가 없었다.
그러나 반대로 류현진이라는 기둥이 있다는 것은 나머지 투수의 뒷받침만 어느 정도 있다면 비교적 쉽게 강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거의 유일한 전력 보강인 대형신인 유창식의 가세는 그래서 반갑다. 일찌감치 재계약을 체결한 용병투수 훌리오 데폴라도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이들 셋이 1,2,3 선발을 확실하게 책임져 준다면 한화로서도 해볼 만한 선발진이 구성된다. 유원상, 김혁민, 안승민 등이 나머지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불펜에서는 마무리 후보 박정진을 필두로 양훈, 윤규진, 마일영, 허유강, 장민제 등의 활약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늦은 나이에 가능성을 폭발시킨 박정진이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준다면 한화의 불펜 운용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박정진(35)은 지난 시즌 2승 4패 10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 한화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허약해진 방망이,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옛말
한화의 전통적인 팀 컬러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대변되는 화끈한 공격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옛날 이야기가 됐다. 2009시즌을 마치고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떠났고, 이번에는 김태완과 송광민이 군입대로 빠져나갔다. 이들 네 선수가 2009년 합작했던 홈런수만 81개다.
새롭게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며 영입한 장성호도 어깨 수술로 5월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믿을 것은 지난해 4번타자로 성장한 최진행의 한 방 뿐인데,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앞뒤로 최진행을 받쳐줄 선수가 없다. 최진행이 스스로 상대의 집중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결국 '한 방'에 의존하기보다 끈끈한 조직력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희망적인 것은 팀 도루수가 2009년에 비해 2010년 월등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2009년 69개였던 도루수가 2010년 121개로 늘었다. 그래도 전체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장족의 발전인 셈이다.
25도루를 기록한 전현태를 비롯, 강동우, 추승우, 정원석 등이 열심히 베이스를 훔쳐 상대 배터리를 괴롭혀야 한다. 도루 뿐만 아니라 한대화 감독이 강조한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통한 득점 루트를 개발하는 것이 한화에게 절실해졌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전력 보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상훈과 고동진이 군제대 후 복귀했다. 입대 전 기량을 회복한다면 수비나 주루 면에서 큰 도움이 될 선수들이다.
내야수 김강도 기대가 쏠리는 선수다. 작년 시즌 막판 맹타를 휘두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장성호가 비운 1루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장성호 복귀 후에도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다.
강도 높은 훈련의 성과도 나타날 때가 됐다. 한대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2년째 강훈이 펼쳐지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세를 보인다면 한화의 전력도 만만하게 볼 수는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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