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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슬혜 "'차세대 멜로퀸', 영광이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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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한 이목구비에 인형 같은 얼굴. 배우 황우슬혜가 첫 스크린 주연작 '폭풍전야'로 '예쁜 배우'를 뛰어넘어 배우의 첫 걸음을 뗐다.

황우슬혜는 데뷔작 '미쓰 홍당무'를 통해 눈에 띄는 마스크와 개성 있는 캐릭터로 일찌감치 언론과 영화관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동원관객 830만 명을 기록한 그녀의 두 번째 영화 '과속스캔들'은 황우슬혜를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됐고 '박쥐', '펜트하우스 코끼리' 등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TV예능프로그램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며 자신의 이름 넉 자를 각인시킨 황우슬혜는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멜로영화 '폭풍전야'에서 홀로 바닷가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여자 미아 역을 맡아 사랑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폭풍전야'의 미아는 오직 사랑만이 진실이라고 믿었지만 지독한 사랑이 남긴 깊은 상처와 외로움에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 여자다. 스크린 주연 신고식을 치르게 된 황우슬혜는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과 긴장감을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되죠. 책임감도 느껴져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는 많이 덤덤해졌어요. 최선을 다 해서 찍었으니 관객분들이 영화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배우로서 책임감이 없지는 않지만 조연일 때나 주연일 때나 그 무게는 같게 느껴져요. 모두 '내 영화'라고 느끼니까요."

'모든 여배우의 꿈인 멜로영화'에 출연하게 돼 기쁘다는 황우슬혜는 이번 영화에서의 미아 같은 캐릭터를 꼭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평생 살아가면서 이런 역할을 또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역할이에요. 지금까지 제 역할들이 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특별한 캐릭터들이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그렇죠."

기존의 멜로영화가 사랑한 후에 시련이 찾아오는 것과는 달리 '폭풍전야'의 연인 수인(김남길 분)과 미아는 각자의 시련으로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사랑에 빠져든다. 감정을 토해내듯 마구 쏟아내는 사랑이 아닌 최소한의 언어와 눈빛으로 대화하는 절제된 사랑이기에 연기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다.

"미아는 몇 번 씩이나 여성으로서 감수할 수 있는 끝까지 경험하는 여자예요. 절제된 연기를 한다는 것이 힘들어 소화해내기 정말 힘든 캐릭터였죠. 촬영 때는 감정을 표출하면 안 되니까 꾹 참고 있다가 감독님의 '컷' 소리가 나면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어요. 한 번 눈물이 터지면 멈추지 않을 정도였고 숙소에 돌아와서 혼자 운 일도 많았죠.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은 황우슬혜가 초고속 스타가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가 조연 네 작품 만에 주연을 맡게 된 것은 맞지만 어느 날 갑자기 혜성같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 아니다. 황우슬혜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준 '우리 결혼했어요'도 '폭풍전야' 촬영 이후에 출연하게 된 것.

"연기 연습을 7~8년 정도 했어요. 가수들이 데뷔 준비를 10년 가까이 하는 것과 똑같았죠. 연습 기간 동안 제대로 된 매니저도 없고 오디션 정보도 없이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했죠. '미쓰 홍당무'가 처음으로 오디션다운 오디션을 봤던 거였어요."

의외로 황우슬혜는 '미쓰 홍당무' 이후 모든 작품에서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따냈다고 한다. 그것은 이번 영화 '폭풍전야'도 마찬가지였다.

"제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오디션에 합격해서 배역을 얻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폭풍전야'도 시나리오를 받기는 했지만 감독님이 저에 대해 살짝 의심을 하셨어요. 영화 속 캐릭터와 제가 다른 부분들이 있어서였죠. 그래서 오디션을 보겠다고 먼저 제안했어요. 오디션에 합격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오디션을 통과하게 되면 깔끔하게 정리가 되니까요."

자신의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는 감독에게 오디션을 직접 제안할 정도로 황우슬혜는 여려 보이는 외모 뒤에 강한 내면을 숨긴 듯 했다.

"일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데뷔 전 오랫동안 연습만 하느라 연기에 목이 말라있었으니까요. 막상 일을 하면 힘든데 끝나면 뿌듯하고 또 다음 작품을 생각하게 되는 게 마치 약 같아요. 지금은 소속사나 매니저도 생겨서 편해졌지만 연습생 때 고생했던 것을 잊지 않으려고요. 그때 고생했기 때문에 지금이 더 가치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의 황우슬혜가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두 가지에서 시작됐다.

그녀의 얼굴을 알린 것은 '과속스캔들'이요, 그녀의 이름을 알린 것은 '우리 결혼했어요'였다.

"전에는 지나가면 '과속스캔들의 걔'라고 불렸어요. 조금 나은 경우 '과속스캔들'에서 차태현이 좋아하던 예쁜 유치원 선생님이었죠. 이제는 길을 가다보면 이름을 많이 불러주셔서 변화를 많이 느껴요. 그런 변화가 신기해요."

특히 '우리 결혼했어요'는 황우슬혜에게 여러모로 성장의 발판이었다.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던 반면 관심이 지나쳐 논란이 되면서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원래 일단 마음을 열면 다 내주지만 처음에는 마음을 열기까지 조심스럽고 천천히 다가가는 스타일이예요. 그래서 이선호 씨와 가상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어요."

'너는 내 운명'의 전도연, '내사랑 내곁에'의 하지원을 잇는 '차세대 멜로퀸'을 예약했다는 홍보 문구에 부끄러운 듯 미소 지으며 "그렇게만 된다면 영광"이라고 말하는 황우슬혜.

"항상 '미쓰 홍당무' 때처럼 하자고 생각해요. 항상 그때처럼 제 자신을 불사르자는 거죠. 그때는 대본을 분신처럼 늘 지니고 다녔고 저를 다 바치면서 연기했어요. 그게 바로 초심인 것 같아요. '미쓰 홍당무'는 첫 오디션이자 첫 작품이라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항상 그때처럼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어요. 제 기분이 붕 뜨고 자만하게 될 때도 있지만 제가 흐트러지려고 할 때마다 스스로 제 머리를 세게 때리면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우습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말이 진짜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여러 일을 겪어보고 연기를 하다 보니 점점 더 그 말이 와닿아요."

오랜 연습기간을 디딤돌로 스타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 '우슬혜'라는 이름처럼 '우주 속의 지혜롭고 명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는 듯 했다.

조이뉴스24 유숙기자 rere@joynews24.com 김일권 객원기자 ilkwonk@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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