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국내파 공격수들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까.
축구대표팀 정해성 코치가 3일 저녁 중국 쿤밍행 비행기에 오른다. 목적은 중국 다롄 스더에서 활약하고 있는 '반지의 제왕' 안정환(34)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정해성 코치가 3일 중국 쿤밍으로 출국해 안정환이 뛰고 있는 다롄과 강원FC의 연습경기를 관전한다"고 밝혔다.
다롄은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고지대 쿤밍에서 4일 강원FC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안정환은 연습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같은 날 일본 도쿄로 출국해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정 코치는 연습경기를 통해 안정환의 일거수 일투족을 면밀히 관찰한 뒤 5일 도쿄로 합류할 예정이다.
안정환은 2002, 2006 두 차례 월드컵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가장 최근에는 2008년 6월 22일 북한과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는 등 대표팀에서 68경기에 출전해 17골을 기록했다.
소속팀을 찾지 못해 거취 문제에 시달리던 지난해는 다롄에 입단해 6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여전함을 과시했다. 다롄과는 올 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등 기량을 인정받았다.
허정무 감독도 이를 인지해 "실제 경기 장면을 보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하며 직접 관찰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축구전문 월간지 '베스트일레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정환은 가장 그리운 스타 1위(43.1%)로 꼽히는 등 변함없는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1월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스페인 전지훈련에서 다섯 차례의 평가전을 가졌다. 이 중 세 차례의 공식 A매치에서 다섯 골을 터뜨린 가운데 공격수들의 골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끊임없이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이동국의 경우 2부리그 팀인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공식 경기에서는 침묵했다. 2일 목포시청과의 경기에서도 이근호의 골에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스스로 골망을 흔들지 못하며 2피리어드 22분에 이승렬과 교체됐다.
최근 허 감독은 "박지성이 골을 넣을 때 동작이나 웨인 루니의 골 장면에서 개별 선수가 어떻게 움직이고 호흡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하는 등 우회적으로 국내파 공격진에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안정환 관찰은 우회적으로 국내파 공격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동국 외에도 노병준, 이승렬 등 신예, 노장 선수들을 계속 실험했지만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 체제를 깨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안정환 관찰 소식으로 대표팀엔 다시 미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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