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히어로즈 좌완투수 이현승 영입을 공식화했다. 30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 총재가 주최한 긴급이사회서 히어로즈 가입금 문제가 확정된 후 곧바로 발표했다. 일단 히어로즈가 창단 가입금 완납으로 정식구단 인정을 받은 이상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판단 하에서다.
KBO는 이날 이사회서 두산, LG의 서울 입성권료를 27억원으로, SK의 연고지 보상금은 20억원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10여년간 끌어온 해묵은 문제 해결을 위해 두산, LG는 5억원씩, SK는 4억원을 야구발전기금 특별회비로 낸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결국, 두산과 LG는 22억원을 받았고, SK는 16억원을 보상비조로 뽑아낸 셈이다.
이러한 결정이 나자마자 두산은 곧바로 물밑에서 접촉하던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를 공식화했다. 현금 10억원과 좌완 금민철을 내주고 이현승을 데려오는 트레이드 승인을 KBO에 요청한 것. 이사회서 사장단이 유영구 총재로부터 어느 정도 승인 인정을 받은 터라 두산으로서도 망설임은 없었다.
두산 측은 "이번 트레이드 승인 요청은 두산과 히어로즈가 내년 시즌 보완 전력인 선발투수와 중간계투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양팀간 윈-윈(Win-Win) 전략이 일치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현승을 확보하면 두산은 꿈에도 그리던 10승 이상을 거둬줄 수 있는 좌완 선발요원을 영입하게 된다. 올해만 13승을 기록한 이현승은 올 시즌 붕괴된 두산 선발진의 청량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고급자원인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반대급부로 내놓은 카드가 금민철이라는 점. 사실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깜짝투로 맹활약한 금민철은 발전가능성을 평가할 때 내놓기 아까운 선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두산은 이현승 영입을 위해서는 충분히 가치있는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또 한 가지 명분이 있다. 바로 리그 상생 차원이다. 재정악화로 힘겨운 시즌을 보낸 히어로즈와 단순히 현금 트레이드(무명선수를 보내더라도)를 할 경우, '선수를 돈으로 사왔다'는 비난 여론과 함께 프로야구의 질 저하라는 악영향이 있을 수 있어 두산은 고심끝에 금민철을 보내기로 했다.
두산 관계자는 "리그 전체의 상생을 위해서도 (금민철 정도 되는 선수를)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 이현승 영입으로 우리도 도움이 되고, 히어로즈에도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두산은 올 겨울 투수진 재건이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 금민철을 잃은 아쉬움이 있지만, 두산으로서는 명분을 살리며 전력 보강까지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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