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갈매기'의 메가폰을 잡은 권상준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의 4강행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개봉 시기에 대한 야구팬 및 영화팬들의 미심쩍은(?) 시선을 해소하기 위해 당초 기획된 제작 일정을 설명한 것.
권상준 감독은 지난 1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개봉시기를 정한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롯데의 성적에 관한 내용을 담기보다는 롯데라는 팀과 열성적인 부산팬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물론 시즌 끝까지 모두 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4강 진출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고 팬들의 의혹을 해소했다.
'나는 갈매기'는 사상 최초로 현존하는 한국 프로야구단의 일상을 시즌 내내 밀착취재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권 감독은 시즌 전 사이판 전지훈련부터 지난 7월말까지 롯데 선수단과 함께 호흡하며 일반팬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선수들 개개인의 숨겨진 뒷얘기를 필름에 녹여냈다.
하지만 개봉일(26일, 정규시즌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열성적인 야구팬과 영화팬은 롯데의 4강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흥행을 고려해 일찌감치 개봉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실제로 '가을 야구'를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를 영화의 소재로 사용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쏙 빼놓은 채 개봉하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삼성에게 밀려 롯데의 4강행 가능성이 낮았다는 것도 이러한 의혹을 증폭시켰다.
권 감독은 "롯데가 4강을 가든 못가든 난 선수들을 믿는다. 물론 4강에 가면 (영화 흥행에) 더 좋지 않겠느냐"고 전하면서도 "성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할 일은 영화를 잘 마무리짓는 것 뿐"이라고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개봉 시기는 상관이 없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나는 갈매기'의 개봉 시기도 지난 7월 31일 일찌기 발표했다는 점이 권 감독의 해명을 뒷받침한다. 당시만 해도 롯데는 4, 5월의 부진을 딛고 전반기까지 연전 연승을 거듭하며 선두권까지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 엔터테인먼트 이진훈 팀장도 "처음 기획단계부터 7월까지 촬영을 하기로 했었다. 아무리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해도 최소 편집하는 데 한 달은 걸린다. 가을 개봉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나는 갈매기'의 편집 자체는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 다음주 25일 시사회를 갖고 26일부터 곧바로 개봉이 예정된 터라 현재는 극적인 요소를 더욱 가미하기 위한 음향 효과 정도만 수정을 하고 있는 상태다.
권 감독은 "야구라는 스포츠, 그리고 롯데는 부산 그 자체다. 롯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현장감 있게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팬들의 큰 관심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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