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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드래프트 뒷이야기] 지명행사 당일, 목동야구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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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오전 10시. 커다란 트렁크나 가방을 끌거나 짊어지고 캐주얼 차림의 고교생들이 목동야구장 정문을 향해 걸어왔다. 청소년 야구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이었다.

제8회 아시아 청소년선수권대회 참가를 앞두고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은 이날 목동야구장에 소집돼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로부터 유니폼과 배트, 헬맷 등을 지급받았다. 각자의 짐을 챙기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들은 운동장에 집합했다. 전국에서 야구 잘하기로 소문난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승'이라는 한 목표를 위해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박태호 감독(대구고)은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훈련 계획을 전했고 가벼운 러닝을 지시했다.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뛰던 선수들은 다음엔 포지션 별로 나눠졌다. 내외야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에 서서 송구와 캐치볼을 했고 투수들은 외야에서 몸을 더 풀었다. 이렇게 오전 훈련은 점심 도시락이 덕아웃에 반입될 때까지 이어졌다. 정오가 지나자 코칭스태프는 식사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2010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가 있었다. 운명이 결정되는 신인 지명 행사를 앞두고 이렇게 청소년대표팀은 첫 훈련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지만 묘한 긴장감이 운동장 전체에서 감지되었다.

초조함을 가슴에 담고 있기 때문일까? 선수들은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고 있었지만 그 어떤 감흥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은 낯선 분위기 탓도 있었을 것이고,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타도 있었을 것이다. 수비연습 중에 볼을 놓치기도 했고 악송구도 여러 차례 나왔다. 한 마디로 집중력이 크게 부족한 듯 보였다.

그나마 대학진학을 염두에 둔 선수들의 경우는 덜했지만 프로행을 목표로 하는 이들은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조바심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지금 몇시에요? 딱 두 시간 남았네요. 시간이 왜 이렇게 안가는 거죠?" "감독님이 TV 중계 볼 수 있게 해주시면 좋을텐데... 하긴, 직접 보긴 좀 그렇네요. 간 떨려 어디 보겠어요?" 성격에 따라 행동 패턴은 조금씩 달랐지만 마음은 모두 '콩밭에 가 있는' 듯했다.

"차라리 지명 날짜를 좀 미루든지 대회를 앞당기든지 했으면 애들이 더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할텐데 말이죠. 지명 받으면 받은 대로, 못받으면 못받은 대로 여파가 며칠 가게 마련이죠. 아마 오늘 내일까지는 훈련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네요." 박태호 감독은 신인 지명일과 대표 소집 날짜가 붙어 있어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신인지명 회의 현장이 사상 처음으로 TV로 생중계된 이 날 드래프트 현장에 선수 몇 명을 보내달라며 KBO 쪽에서 협조 요청이 있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프로 지명이 유력한 김용주(천안북일고) 안승민(공주고) 이현준(야탑고) 문성현(충암고)을 불러 빨리 식사를 마치고 지명회의장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으로 가라고 지시를 내렸다.

호명받은 4명의 투수들은 기쁜 속내를 숨기지 못하고 흥분감을 드러냈다. 안승민은 "기대는 하고 있는데 어느 팀에 가게 될까 그게 궁금해요"라며 빙그레 웃어보였고, 이현준은 "아직 잘 모르겠다"며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며 재촉을 받은 네 명의 선수들은 황급히 구장을 떠났다. 나머지 선수들은 부러운 마음을 애써 감추며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훈련을 재개했다.

박태호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로 나선 이영복 (충암고) 감독과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연습 지시를 내린 뒤 심판실 TV 앞에 모여 앉았다. 드래프트 생중계를 보기 위해서였다. 감독들 역시 초조한 기색이 완연했다.

지명회의에서 제자의 이름이 호명되면 환호를 내질렀고, 생각보다 뒤늦게 이름이 불린 경우엔 아쉬움을 가득 담은 깊은 한숨을 내뿜기도 했다.

같은 시각 운동장에서도 한숨과 탄성, 절망과 희망이 교차했다. 궁금증을 견디지 못한 몇몇 선수들은 각자의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통해 지명 결과를 확인했다. 이미 희비 교차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대표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두웠다.

2010 신인지명 결과 이번 청소년 대표팀 엔트리 18명 가운데 행사장으로 달려간 4명을 포함 총 12명이 프로의 부름을 받았다. 기대에 못미쳐 굳게 입을 다문 선수도 있었고, 예상 밖의 높은 순번을 받아 감격에 겨워하면서도 주변 동료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내 평소와 다름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볼을 잡고 던지며 훈련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각자 머릿속은 복잡했겠지만 모든 결정이 나면서 마음만은 한결 홀가분해진 듯 보였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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