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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미팅]신인 유격수 허경민, "소금같은 존재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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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차세대 유격수로 성장이 기대되며 1학년 때부터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정도로 수비가 탁월하다. 공격력도 좋지만, 안정된 수비가 최대 장점으로 기본기를 잘 갖추고 있다. 2008년 세계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대표팀으로 발탁된 바 있다."

2009 시즌 두산 베어스에 2차 1번으로 지명된 내야수 허경민(19)의 스카우팅 리포트다. 허경민은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를 거쳐 계약금 1억3천만원에 연봉 2천만원을 받고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광주 토박이.

그런데 문제는 그의 포지션이다. 허경민의 주 포지션은 바로 유격수. 손시헌의 복귀와 홍성흔의 FA 보상선수 이원석의 영입 등으로 내야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 2009 시즌, 허경민은 유격수 재원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이래저래 답답할 만도 하지만 허경민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고졸 1년차 신인에게는 그런 경쟁 상황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단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매섭기 그지없었다.

두산의 차세대 유격수로 지목받은 가운데 훈련 삼매경에 빠져 있는 허경민을 잠시 만났다. 앳된 티가 물씬 풍기는 허경민이었지만 속내는 어른스러웠다.

아직은 어리둥절한 프로 새내기

허경민은 작년 10월경 두산의 2군 교육리그 때 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비록 2군이긴 하지만 허경민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선수들과 경기를 가지는 등 생전 처음으로 프로로서 그라운드에 섰다. 그리고 귀국 후 2군에 합류해 마무리 훈련을 가졌고, 12월 잠시 고향으로 내려가 휴식을 취한 뒤 1월초 다시 서울로 올라와 체력 훈련에 임하고 있다. 프로 생활 석달 남짓... 하지만 허경민은 벌써부터 고교시절과 다른 프로의 냉정함을 깨닫고 있다.

"일본 가서 느껴봤는데요, 정말 다들 잘해요, 수비할 때 조금만 더듬으면 주자는 무조건 살더라구요. 고등학교 때 했던 것은 모두 버리고 코치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게다가 아마추어 때는 감독님이 일일이 훈련을 시키셨는데, 여기서는 자기 스스로 해야 되더라구요. 확실히 여러 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TV에서만 보던 야구선수들이 현실로!

허경민은 두산 선수단에 합류한 후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이 "경민아~"라고 불러주는 현실이 연신 신기하기만 하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당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주역인 김현수와 고영민 등 금메달리스트(?)들이 말 한 마디 걸어줄 때면 아직까지 몸이 굳을 정도로 긴장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제는 선배로서, 팀동료로서 멀고먼 여정길에 함께 나서야 하지만 여전히 허경민은 그들에게 사인을 받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항상 TV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까 너무 신기해요. 말 한 마디 해주실 때마다 기분도 좋구요. 현수 형이나 종욱이 형, 영민이 형은 마음도 따뜻하고, 후배들도 잘 챙겨주시거든요. 게다가 가장 좋아했던 유격수인 손시헌 선배님도 계시니 너무 좋아요. 손시헌 선배님은 체격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 잘 하시잖아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닮으려고 했던 선수여서요, 요즘 훈련하시는 것 보고 정말 놀라고 있어요."

치열한 내야경쟁, 겁나기도 하지만...

두산의 2009 시즌 주전 내야 자리는 그야말로 자체혈투다. 김동주와 이원석을 3루수 자리에 배치시킨다손 치더라도 손시헌, 이대수, 고영민, 최주환, 김재호, 이성열, 최준석, 정원석, 오재원까지... 주전을 차지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허경민은 손시헌과 이대수를 비롯해 김재호까지 넘어서야하는 유격수 포지션인 터라 현재는 1군 무대를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허경민은 한걸음씩 내디딜 각오다. 못넘을 산은 없다는 것이 고졸 1년차 허경민의 좌우명이다.

"경쟁해야 하는 선배님들이 득실득실(?) 하잖아요.(웃음)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형들도 신인 때 바로 1군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없으니까 저도 차근차근 배워나가면 그 선배님들을 못따라갈 것은 없다고 봐요. 열심히만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주어지겠죠. 좀 부풀려 얘기해주시긴 하지만 저보고 수비가 좋다고 하니까요, 열심히 해야죠."

화려함? NO!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

허경민은 11일 일본으로 떠난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다. 때문에 그는 올 겨울 2군에서 머물며 나름 자신만의 훈련을 소화해내야 한다. 입단 첫 해, 외롭고 힘든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허경민은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누구보다 바쁜 날들을 보내야 한다. 화려함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하여 19세 어린 청년은 이제 어른이 되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화려함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 소금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1군이든 2군이든 소속은 두산이잖아요. 어느 위치에 있든간에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오겠죠.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WBC에도 나가서 세계적인 유격수와 대결하고 싶어요. 그리고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그 순간 제가 유격수 자리에 서 있는 게 가장 큰 꿈이에요."

◇허경민 신상명세

▲생년월일 : 1990.08.26 ▲신장/체중 : 178cm/74kg ▲포지션 : 내야수(유격수) ▲출신교 :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 ▲지명순위 : 2차 1번 ▲투/타 : 우/우 ▲계약금/연봉 : 1억3천만원/2천만원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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