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이승엽의 역전 투런홈런을 앞세워 일본에 또 역전승을 거두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22일 베이징 우커송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선발 김광현의 역투와 8회말 터진 이승엽의 2점짜리 역전포에 힘입어 6-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예선전에 이어 또 다시 일본에 역전 드라마를 쓰며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이날 저녁 벌어지는 쿠바-미국전 승자와 23일 금메달을 놓고 최후의 일전을 벌이게 됐다. 한국야구는 이미 은메달은 확보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8회말. 선두타자 이용규가 일본 5번째 투수 이와세로부터 좌전안타를 쳐 기회를 열었다. 김현수가 삼진 아웃돼 1사 1루가 된 상황. 타석에는 이승엽이 들어섰다.
이승엽은 앞선 3차례 타석에서 삼진을 두 개나 당했고, 4회말엔 병살타까지 쳐 고개를 들 수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국민타자'였다. 볼카운트 2-1에서 이와세가 던진 5구 몸쪽 낮은 공을 부드럽게 걷어올렸고 공은 쭉쭉 뻗어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한국을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려놓는 역전 결승 홈런이었다.
부진했던 이승엽이 홈런으로 역전해주자 한국타선은 덩달아 폭발, 김동주의 안타와 고영민 강민호의 2루타가 잇따라 터져나오며 2점을 더 보태 일본의 추격 희망마저 짓밟아버렸다.
이날 한국은 선발 김광현에게 8회까지 마운드를 맡긴 반면 일본은 선발 스기우치에 이어 가와카미(4회)-나루세(6회)-후지카와(7회)-이와세(8회)-와쿠이(8회) 등 투수들을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전개했다. 그러나 어떤 투수가 나와도 기죽지 않는 한국 타자들이 초반 0-2의 열세를 딛고 차근차근 추격전을 펴 끝내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 16일 예선전에 이어 다시 일본전 선발 중책을 맡은 김광현은 쾌조의 컨디션으로 호투를 했음에도 초반 수비 난조로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을 했다.
1회초 일본 톱타자 니시오카가 친 강한 2루 땅볼을 2루수 고영민이 잘 잡았지만 너무 서두르다 1루로 악송구를 했다. 와중에 니시오카와 1루수 이승엽의 충돌이 일어나 주루방해로 2루까지 진루시켰다. 보내기번트와 볼넷으로 1사 1, 3루의 위기를 맞은 김광현은 4번 아라이를 투수땅볼로 유도, 병살 찬스를 잡았지만 유격수 박진만과 2루수 고영민이 베이스커버를 함께 들어가 겹치는 바람에 1루 송구 타이밍이 늦고 말았다. 이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아깝게 선취점을 내줬다.

일본은 3회초 1사 후 니시오카가 볼넷을 고르자 원아웃인데도 보내기번트로 2루로 보내는 작전을 폈다. 2사 2루서 포수 강민호가 패스트볼로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키자 곧바로 아오키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2점째를 뽑았다.
한국은 4회말 일본 선발 스기우치로부터 1점을 만회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이용규와 김현수의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의 황금찬스를 잡았지만 4번 이승엽이 2루쪽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이 사이 한 점 뽑긴 했지만 분위기를 단번에 되돌려놓을 수 있는 찬스에서 이승엽이 보여준 타격치고는 최악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의 이런 부진은 결과적으로 8회 결승홈런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무대장치 같은 것이었다.
한국은 7회말 일본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후지카와로부터 이대호 볼넷, 고영민 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만든 뒤 적시에 대타 작전을 구사, 이진영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2-2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추격전을 펴 한국이 역전승을 거둘 수 있도록 발판을 다져준 것은 역시 김광현의 거듭된 역투였다. 김광현은 초반 수비 불안으로 2실점한 데 아랑곳않고 8회까지 6안타 5탈삼진으로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냈다. 그 무엇보다 값진 일본전 승리투수의 영광을 안으며 대한민국 야구를 결승으로 밀어올린 쾌투였다.
8회말 6-2로 역전에 성공한 다음 9회초엔 윤석민이 김광현으로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아 3자범퇴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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