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쟁한 일본투수들도, 광적인 일본 관중의 환호성도, 한국의 배짱 넘치는 스무살 투수 김광현(20, SK)의 '살인'미소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일본 킬러' 김광현은 22일 베이징 우커송야구경기장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8이닝을 2실점(1자책점)으로 막는 역투를 펼쳐 한국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는 6개 맞았고 볼넷 2개 허용에 삼진 5개를 잡아냈다.
김광현의 'V투'를 앞세워 한국대표팀은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두 번이나 일본에 이기고도 결선에서 져 4강에 머문 빚을 되갚았다.
이번 대회 벌써 두 번째다. 김광현이 마운드 위에서 환한 미소를 지을 때마다 TV 앞의 한국 국민들은 행복했다. 동료 야수의 실책에도, 적시타를 맞아도 그는 씩 웃을 뿐이었다. 그 미소 속에는 '칠 테면 쳐봐라'는 젊은 패기가 살아 숨쉬는 듯했다.
지난 16일 예선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5.1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것도 놀라웠는데, 결승 진출이 걸린 너무나 중요한 경기서 다시 일본을 만나서도 그는 한결같았다. 이제 겨우 약관의 나이지만 피말리는 투수전과 일본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대담한 피칭을 선보였다.
위기 상황에 처할 때마다 김광현이 미소를 지으면 구위는 더욱 좋아지는 듯했다. 1회엔 몸이 채 풀리기 전 니시오카 타격 때 2루수 고영민의 악송구와 1루수 이승엽의 주루방해가 잇따랐고, 1사 1,3루서 아라이의 병살타성 타구 때는 고영민-박진만의 호흡이 맞지않아 선취점을 내줬다. 충분히 흔들릴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 씩 웃고 난 김광현은 계속된 실점위기서 일본 5번타자 이나바를 범타 처리,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3회에도 김광현은 아오키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추가 실점했음에도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광현은 곧바로 4번 강타자 아라이를 3루땅볼로 물리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예선서 일본 최고타율(.800)을 자랑했던 가와사키도 김광현의 정교한 슬라이더에 두 차례 타석에서 내리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일본내 최다타점을 기록하고 있던 이나바(6타점)도 무안타에 그쳤다.
김광현의 미소가 '일본 킬러'로서 어필한 것은 지난해 11월 코나미컵 주니치와의 일전서 승리투수가 되면서부터. 이 때의 인상깊은 활약으로 대표팀에 발탁돼 류현진과 좌완 '원투펀치'로서 자리잡았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 작심하고 일본만 만나면 '김광현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김광현은 환한 미소 속에 100% 기대에 부응하며 차세대 대한민국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메달 색깔을 결정짓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던 약관의 김광현. 그가 이번 올림픽에서 남긴 성적은 일본전 두 경기 등판에 13.1이닝 9피안타 12탈삼진 3실점(2자책), 1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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