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20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9회 침묵했던 타선이 대폭발, 대거 5점을 뽑아 5-2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24승(20패)을 거둬 2위 두산과 승차를 0.5경기 차로 바싹 좁혔다. 반면 두산은 '불꽃타선'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18패(23승)를 당했다.
2위-3위의 맞대결에 각각 올 시즌 상대팀을 상대로 1승(무패)씩을 거둔 송진우-김명제의 선발싸움으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는 두산의 '기선 제압'과 한화의 '막판 역전'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한화는 1회 최고령 투수 '회장님' 송진우가 흔들리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발야구 3인방' 이종욱˙김현수˙고영민을 잇따라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은 송진우는 김동주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후 양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져 투수전 양상을 띄던 경기는 김동주의 대포로 두산쪽에 먼저 승기가 돌아갔다. 김동주는 6회 선두타자로 나서 송진우와 2-3 풀카운트 접전 끝에 126km짜리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담장을 훌쩍 넘겼다. 결국 송진우는 마정길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동주는 이날 홈런 추가로 타이론 우즈의 잠실구장 최다홈런 기록(90개)과 타이를 이뤘다.
한화 덕아웃 분위기에 패색이 짙어가던 9회초 마지막 공격. 김민재가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며 경기 흐름이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원아웃이 된 후 추승우가 마무리 등판한 정재훈으로부터 2루타를 뺏어내 1사 2, 3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클락의 희생플라이로 한화는 1점을 따라붙었다.
정재훈은 김태균과 이범호를 연속 4사구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한화 벤치는 대타 송광민을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고, 송광민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미 불이 당겨진 한화 타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상훈이 1루주자 송광민, 3루주자 이범호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3루타를 작렬시켜 두산 응원석에 찬물을 끼얹었다.
2천 탈삼진 달성에 관심을 모았던 송진우는 5이닝 4피안타 2실점 3탈삼진을 기록한 후 물러나 기록 달성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8회 2사 후 등판했던 한화 4번째 투수 안영명이 행운의 승리투수(3승)가 됐고, 역전하자마자 등판한 마무리 토마스는 9세이브에 성공했다.
대타로 나서 역전 승리타점을 올린 송광민은 "친 공은 커브 같았다. 정재훈에게는 자신있었다"며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한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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