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통신회사 KT가 현대 유니콘스를 대신할 새 프로야구단을 창단할 전망이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최종 확정을 위한 절차가 남아있지만 KT와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 구단이 공중분해될 위기는 막게 됐다"고 발표했다.
KT 역시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프로야구단 창단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KBO와 프로야구단 창단을 위한 실무협상을 개시했다"면서 "내년 시즌 페넌트레이스 참여를 목표로 선수수급과 홈구장 사용권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996년 프로야구에 뛰어든 현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KT가 2008 시즌 새로운 구단으로 참여하게 됐다. KT는 현대가 사용했던 수원 대신 서울을 연고지로 정했다.
KT는 새 구단 창단을 위해 KBO 발전기금 6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현대가 올 시즌 KBO 담보대출로 운영비와 선수단 임금을 충당한 점을 감안해 별도의 인수대금은 내지 않는다. 지난 1996년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할 때 지불했던 430억원은 물론 지난 1월 농협이 제시했던 구단 인수대금 80억 원과 연고지 서울이전 비용 54억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신 총재는 "많은 고뇌를 한 끝에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8개 구단으로 시즌을 치러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현대의 부채까지 KT에 부담시키는 것은 여러모로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머지 7개 구단과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8개 구단으로 간다는 원칙에 반대하는 팀은 없을 것"이라면서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KT는 창단에 필요한 사항이 정리되는대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구성 등 실무 업무를 우선 진행한 뒤 내년 1월 중 이사회를 통해 법인설립과 팀 명·앰블럼 결정을 비롯한 본격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T는 1981년 12월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출범, 2001년 사명을 KT로 변경하고 2002년 완전 민영화됐으며 최근 유선통신 외에도 IPTV를 비롯한 디지털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T는 80년대 초반부터 여자하키와 사격팀을 운영해왔고 자회사인 KTF가 프로농구단·프로게임단·프로골프단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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