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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8일' 속 폭탄주, 과연 역사적 팩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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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쓴 정조, 폭탄주 만드는 장인형, 갓쓴 외국인 등장

채널CGV가 야심차게 제작 방송하고 있는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이하 8일) 속에서 팩션, 즉 팩트와 논픽션을 구분해서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를 들면, '정조가 조선시대 최초로 안경 쓴 임금이었을까?', '조선말기 폭탄주와 외국인은 실제로 대중들한테 친근했던 존재였을까?', '이 인물은 실존인물인가, 가상의 인물인가' 등등이다.

사극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극중 긴장감 혹은 재미를 위해서는 가공이 더해지기 마련. 먼저 '8일'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무사로 등장하는 장인형은 가상의 인물이다.

장인형은 기총(조선 후기의 하부 단위부대인 기(旗)의 통솔자)의 승진턱으로 열린 술자리에서 안동소주와 동동주를 섞어 '폭탄주'를 만든다. 그런데 익숙한 장면이라고 넘어가기에는 사극이라는 요소가 영 맘에 걸린다.

소주와 동동주를 섞는 폭탄주가 조선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기록에 따르면, 100년 전 막걸리 반 사발에 소주 한 잔을 섞어 마시는 '혼돈주(混沌酒)' 또는 '자중홍(自中紅)'으로 불리는 술이 있다고 전한다.

다음으로 영화 '영원한 제국'에 이어 이번 '8일'에서 안경 쓴 정조의 모습이 등장한 것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자면 실제 정조는 조선시대 최초로 안경을 쓴 임금이었다고 전한다. 두 작품을 동시에 연출한 박종원 감독이 지적인 이미지의 정조를 표현하기 위해 사실에 근거한 연출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8일'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주막에 외국인이 앉아서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고 있는, 꽤 이채로운 장면을 목격했을 터. 화성에 위치한 이 주막에는 국밥이란 메뉴가 없고, 대신 정식이라는 메뉴가 있어 눈과 귀를 의심한 이들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럴듯 해 보이는 이 장면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감독의 상상력이 덧붙여져 만들어진 것. 당시 해외 선교사들은 존재했으나 그들의 실상에 대해서 자세히 풀어 놓은 고증이 없기 때문에 한복을 입고 갓을 쓴 외국인의 모습은 다소 생경하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외국인들이 조선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고려해 보면 어찌 있을법한 상황이기도 하다.

'8일'은 대부분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지만, 극의 재미를 위해 두 가지 부분은 실제 역사와 다르게 살짝 설정을 바꿨다.

먼저 극중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손꼽히는 정조의 원행(왕이 궁궐 밖으로 길을 떠나는 것)은 실제 2월에서 5월로 변경됐다.

원행을 고증에 맞춰 2월로 촬영할 경우, 배경이 겨울이 되면서 전반적인 영상이 회색톤으로 비춰짐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화려한 영상미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 따라서 충무로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촬영감독, 조명감독, 미술감독 등의 영화 스태프들이 동원된 '8일' 제작진은 시청자들에게 기존 드라마와는 차별된 독특한 영상미를 제공하기 위해 원행 일정을 5월 봄으로 설정하게 됐다.

실제 역사와 달리 설정된 인물로는 노론의 수장 김정수를 꼽을 수 있다. 역사 속 노론의 수장으로 소개되는 인물은 김종수. 하지만 '김종수'가 아닌 '김정수'로 소개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사도세자를 그리는 마음을 표현한 영조의 '금등지사'(억울함이나 비밀스런 일이 있어 후세에 이를 밝혀 진실을 알게 하는 문서)의 실존 여부에 대한 논쟁은 아직까지도 분분하다. 이는 '정조실록'에서만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을 뿐, 실제로 금등지사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

'8일'에서는 이 금등지사가 노론과 소론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정조의 극적 반전을 일으키게 되는 중요한 소재로 작용한다. 금등지사를 둘러싼 정조와 노론의 김종수 대감과의 대립과 반전이 중요한 극적 테마로 그려지는데, 이는 드라마의 극적 재미를 위해 짜여진 스토리이므로 실존인물 '김종수'의 에피소드가 아닌 것.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노론의 거두 김종수보다 극적 에피소드를 더 많이 엮어내는 '김정수'라는 가상인물을 내세워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더하고자 했다.

한편, 방송과 더불어 시청률 2~3% 사이를 오르내리며 케이블TV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8일'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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