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선선한 가을, 아내와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로운 산책의 시간이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백사실 계곡에서 만난 김영석 씨(72)가 가을을 한껏 만끽한 모습으로 활짝 웃었다. 그의 곁에 선 아내 최정옥 씨(68) 역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스타와 팬이 함께 걷고 소통하는 '팬런'으로 진행된 '제10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 교실'(이하 트레킹교실)은 종로구 백사실 계곡길에서 진행됐다. 앞서 9회까지 북한산을 찾았던 것과 달리 종로구로 자리를 옮겼다.
'트레킹교실' 1회부터 꾸준히 참여해 온 김씨는 "지난 9번의 행사에서는 체력단련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가을 산책을 나온 기분"이라며 "숲길체험지도사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아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롭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늘 남편에게 전해듣기만 하다가 이번엔 걷기 쉬운 코스라는 이야기를 듣고 따라나섰다"고 말문을 연 최씨는 "특히 시를 짓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시작한다는 이야기에 반가움이 앞섰다"고 고백했다. 알고보니 최씨는 '개척자의 삶'이라는 수필집을 출간한 시인 겸 수필가. 대표 시로는 '동행'과 '희망' 등이 있다.
"평소 윤동주 시인을 존경하고 '별 헤는 밤'을 즐겨 낭송하는 편이에요. 이 가을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거쳐 세검정까지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함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소통하고 배려하는 이것이야 말로 건강한 삶이 아닌가 싶어요."
이번 트레킹 교실은 조이뉴스24 창간 20주년을 맞아 스타와 참가자들이 함께 환경보호 플로깅을 실천하고, 서울 도심 속 숨은 명소를 소개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친환경 플로깅(Plogging) 활동과 더불어 스타와 팬이 함께 걷고 소통하는 '팬런' 산행으로 의미를 더했다.
이날의 트레킹은 윤동주 시인의 언덕(청운공원)에서 시작해 창의문, 능금마을길, 백석동천을 거쳐 별서터, 현통사를 지나 세검정에 도착하는 코스였다. 북악산 백사실 계곡 코스는 깨끗한 계곡과 아름다운 숲길을 간직하고 있어 '서울 도심 속 비밀정원'이라 불린다. 참가자들은 서울 빌딩숲을 벗어나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는 오솔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트레킹을 마친 후 김씨는 "평상시에도 아내와 동네길을 자주 산책하고 등산도 즐기는 편이지만 '도심 속 비밀정원'이라 불리는 백사실 계곡 코스는 서울살이 50년 만에 처음 걷는 길이었다. 그만큼 색다른 경험이었고, 한층 건강해진 기분이 든다"고 전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마음의 여유로움이 생기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산책과 나이듦은 많이 닮지 않았나 싶어요."(최정옥)
한편, 이번 행사는 조이뉴스24가 주최하고 (사)고려대학교 산악회,아이뉴스24가 주관했다. 산림청과 한국산악회가 후원하고 유럽 최고의 애슬레저(가벼운 스포츠웨어) 브랜드 오들로(ODLO)가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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