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메마데바' 감독 "허광한, 액션 천재...'아저씨' 느낌 차기작 러브콜"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허광한이 '메마데바'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허광한은 코믹, 액션까지 잘하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메마데바'의 메가폰을 잡은 청웨이하오 감독은 이런 허광한을 "대단한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는 17일 국내 개봉되는 '메리 마이 데드 바디'(Marry My Dead Body(약칭 '메마데바)/감독 청웨이하오)는 혈기 넘치는 형사 우밍한(허광한 분)과 억울하게 죽은 영혼 마오마오(임백굉 분)의 독특한 인간·귀신 공조 수사를 다룬 코믹·액션 블록버스터다.

'메마데바'는 중화권 3대 영화상 중 하나인 '금마장' 2022년 폐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제16회 아시안 팝업 시네마'(Asian Pop-Up Cinema)' 관객상(Audience Choice) 수상,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 25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부문 노미네이트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대만 개봉 직후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며, 역대 대만 영화 흥행 7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허광한, 임백굉의 코믹 티키타카와 짜릿한 쾌감의 액션 등으로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는 '메마데마'는 환경 문제와 직장 내 성차별, 성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 등 사회 문제를 다루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아시아 최초 동성 결혼이 합법화가 된 대만 사회에서도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받는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편견을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하는 주인공을 통해 뭉클한 여운을 안긴다. 청웨이하오 감독은 "고정관념을 깨고, 신분에 상관없이 사랑 앞에선 모두 동등하다는 긍정 에너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허광한과 청웨이감독, 진바이런 프로듀서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기자간담회, 토크쇼, 무대인사 등 내한 일정을 소화했다. 15일 오전 '메마데바' 배급사인 리안컨텐츠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난 청웨이하오 감독과 진바이런 프로듀서는 "한국 팬들이 열정적이고 유쾌하다는 것을 느꼈다. 대만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번에 무대 인사를 하면서 MC까지 합이 잘 맞았고, 소통하는 기회나 이벤트가 많았다. 한국 관객들의 열정을 느꼈고,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라고 3일간 한국 관객들을 만난 소감을 전했다.

'메마데바'는 허광한이 코믹과 액션, 그리고 파격 노출을 감행해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청웨이하오 감독은 허광한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캐스팅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반전 매력이 많다"라고 허광한의 배우로서의 매력을 언급한 청웨이하오 감독은 "처음 프로듀서님과 허광한의 옛날 작품을 봤을 때 맡은 캐릭터가 다양했다. 악역이나 변태스러운 역할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말 예의가 발라서 깜짝 놀랐다. 그러다 보니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리딩 때부터 연습, 촬영 끝까지 정말 표현을 잘해줬다"라고 허광한의 연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허광한이 연기한 우밍한은 열혈 형사답게 언행이 거칠고 저돌적이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도로를 질주하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들고, 폭행과 성차별로 인해 고소를 당하기도 한다. '상견니'에서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로맨틱함으로 설렘을 유발했던 리쯔웨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180도 달라진 허광한이다.

청웨이하오 감독은 이런 허광한에 대해 "쑥스러움도 많고 낯가림도 심해서 처음엔 코믹 장르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하지만 일을 같이 하면서 비주얼뿐만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대단하다고 느꼈다"라고 극찬을 전했다.

허광한은 우밍한의 건장한 비주얼을 완성하기 위해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하며 근육량을 키웠고, 태닝을 하기도 했다. 청웨이하오 감독은 "경찰 비주얼 설정에선 몸이 그렇게 좋기보다는 적당했으면 했다. 하지만 시나리오에 노출 장면이 있다 보니 평소 운동을 하고 있긴 했지만 몸을 더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상남자 역할이다 보니 외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직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태닝도 해달라고 했다"라고 허광한의 각고의 노력을 통해 완성된 우밍한의 비주얼을 설명했다.

이에 허광한이 힘들어하지 않았냐고 묻자 청웨이하오 감독은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라고 웃으며 묻더니 "힘들어했다. 우밍한은 사전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앞서 말한 것 외에도 말투나 톤 지도를 받았다. 춤 연습과 액션 훈련도 해야 해서 허광한이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대답했다.

'메마데바'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허광한의 파격 노출이다. 마오마오와 욕실에서 처음 대면한 우밍한은 마오마오의 빙의로 인해 나체로 길거리를 뛰어다닌다. 경찰이 보는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던 우밍한은 급기야 수준급 폴댄스까지 보여줘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이에 대해 허광한은 기자간담회에서 "노출 장면 찍을 당시 역할에만 집중해서 따로 신경 쓴 건 없었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내심 '내가 왜 이걸 찍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라며 일명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고 고백한 바 있다. 특히 나체 폴댄스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촬영이었고, 모든 촬영이 끝난 후 청웨이하오 감독도 옷을 벗고 뛰어다녔다고 한다. 진바이런 프로듀서는 "감독님이 옷을 벗은 이후엔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었다. 또 허광한은 마지막 신을 찍었으니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해당 촬영 당시 대만에서 가장 추운 날이었고 새벽 촬영이라 '추위'가 가장 생각난다고 밝힌 청웨이하오 감독은 "그 장면이 마지막 신이다 보니 허광한이 빠르게 그 상황에 들어갔다. 폴댄스를 추는 것이나 뛰는 장면도 상상하던 그대로 나왔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허광한은 실제로 폴댄스를 다 배웠다. 하지만 몸을 뒤집는 부분은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그 동작만 대역이 하고 90%는 허광한이 다 했다"라고 허광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메마데바'는 짜릿한 속도감의 카체이싱과 타격감이 느껴지는 맨몸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쾌감을 안긴다. 허광한은 남다른 열연으로 액션 장르의 묘미를 극대화한다.

청웨이하오 감독은 "허광한이 액션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으로 액션과 경찰 역할을 했는데 생각보다 몸을 잘 쓰더라. 사전에 무술 감독님과 훈련을 할 때도 몸 잘 쓴다는 칭찬을 받았다"라고 허광한의 액션 실력을 극찬했다.

이어 진바이런 프로듀서는 "마지막 액션 장면은 지하에서 세팅이 된 상태로 찍었다. 허광한에게 미안했던 것이 시간제한이 있어서 빨리 찍어야 했다. A, B팀 한꺼번에 갈 때도 있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못 찍으면 안 되니까 테이크 진행이 빨랐다"라며 "그럼에도 감독님과 호흡이 잘 맞았고, 관객들이 보시기에도 만족스러운 액션이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허광한은 액션 천재"라고 입을 모았다.

또 청웨이하오 감독은 "제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이다. 예를 들면 원빈의 '아저씨' 같은 느낌"이라며 "이번에 촬영하면서 허광한의 액션을 보니 잘 어울린다는 싶어서 캐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허광한과 100% 액션 장르로 다시 한번 호흡하고 싶다는 바람을 고백했다. 이에 허광한에게 이 얘기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몇 번 설득했다"라며 "천재는 게으르다고 하던데 '액션이 힘들다'고 하더라"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꼭 출연이 성사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에 미소를 지어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