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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모자의 스냅과 플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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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와 같은 위대한 작곡가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명곡을 연주하는 뛰어난 연주가가 작곡가 보다 많은 편이다. 가락악기가 아닌 북, 장구, 징 같은 악기를 몇 시간 동안 신명 나게 연주하는 한국인은 박자 감각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감각은 한국어의 의태어, 의성어에서도 발견 된다. ‘푸석 푸석, 바르르, 재잘 재잘’ 등 세심한 모양, 소리 변화를 표현하는 말들이 영어에 비해 상당히 발달되어 있다. 심지어 "네^^, 넵! 넹~~~, ㅠㅠ, ㅠㅠㅠ"과 같이 발음의 변화, 기호의 횟수가 작은 감정의 변화를 표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한국인은 남다른 오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스냅백, 사진=디아지오코리아]

따가운 햇볕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사러 나갔다가 ‘스냅 백(snap back)’을 구입하고 집에 와 뉴스를 보면 ‘스냅 백’이 다른 의미로 사용 됨을 알 수 있다. 우선 snap은 모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똑딱 소리가 나는 부분으로 snap이라고 하며 의성어에 가깝다. 뒤 부분에 있어서 스냅백이라고 하며 스냅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스냅 부분이 앞으로 보이게 쓰면서 약간 개구쟁이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뉴스에서 들리는 ‘스냅백'은 국가 간의 합의가 이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경우, 관세 혜택과 같은 합의가 다시 철회 될 수 있다는 일종의 보복 조치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원래 상태,‘뒤로’라는 의미를 지닌 back을 이해 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단어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정과 관련된 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유행사는 모자 버킷햇]

딱딱한 정치는 여기까지 하고 다시 다양한 모자에 대해서 좀더 알아 보자. 볼캡(ball cap)은 baseball 에서 ball만 사용한 단어로 스냅백은 캡 부분인 납작하다면 볼캡의 캡 부분은 둥근 모양이 특징이다. 얼굴이 작은 분들은 볼캡이 얼굴을 더욱 작게 보이는 효과를 내어 필수 아이템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버킷캡(bucket cap)은 어부들이 쓰기 시작하여 군인들까지 유행한 모자로 챙 부분이 아래로 내려가 있어 비를 막아 주는 모자로 흔히 우리는 ‘벙거지 모자’라고 한다. 또한 해변가를 찾을 때 필수 품으로 챙이 큰 모자를 ‘플라피 햇(floppy hat)’이라 한다. 우리가 흔히‘쪼리'라고 하는 슬리퍼를‘flip flop(플립 플랍)’이라고 하듯이 슬리퍼가 내는 소리인 플립과 움직이는 모양인 flop을 합쳤듯이 floppy는 바람에 플랍거리는 모양을 연상케 하는 의태어에 가깝다.

햇살이 강해진 요즘 이것의 등장은 여름이 점점 다가옴을 알려 준다. 출근길에 이것을 쓰고 아파트 경비원처럼 동네를 몇 바퀴 도시는 아주머니들이 주로 쓰시는 것이 바로 썬캡(sun cap)이다. 플라스틱 재질로 자외선을 완전히 차단하는 모자야 말고 옷으로 비유하자면 갑옷 같은 모자다. 가장 확실하게 자외선을 차단하는 모자이지만 스냅백, 볼캡, 버킷캡과 같이 멋스러운 캡이 없어 다소 아쉽긴 하다.

멋스러운 모자 콜렉션을 갖고 있는 분들은 아마도 마스크와 모자 중 모자를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라 모자들이 옷장에서 'ㅠㅠ'하고 있겠지만 코로나가 어서 빨리 플랍(flop)거리며 ‘훨훨~’ 날아가길 바란다.

[조수진 '조수진의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영어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현재 중국 청도대원학교 국제부 영어 교사와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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