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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 잉글리쉬]코로나19와 미세 먼지가 만든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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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14세기 중반 쥐를 통해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인간에게 옮겨서 생긴 흑사병(the Black Death 또는 plague)이 현재 수차례 회자되고 있다. 흑사병의 초기 증상은 재채기(sneeze)로 지난 가는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곧 죽게 될 것을 알고 "God bless you!"라는 인사말이 지금의 unspoken rule(굳이 말을 하지 않는 통상적인 규칙)이 되어 영어권 문화에서는 "bless you"를 흔히 듣게 된다.

아직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미세 먼지까지 더해 몸 전체를 막아 주는 코트를 많은 분들이 아직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외출하려고 옷을 고르다 보면 스마트 폰으로 알리는 긴급재난 문자로 다시 집에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석가탄신일, 노동절,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선물 같은 연휴는 이런 날씨와 상황을 뚫고서라도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재난(disaster)이라는 표현은 전쟁, 가뭄, 홍수, 폭우와 같이 주로 자연적인 재난에 쓰는 단어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하여 바이러스가 그 어떠한 자연재난보다도 우리 생활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이전부터 환경에 민감한 패션계에는 이미 미세 먼지와 관련된 제품을 출시해 왔다. 오뜨꾸뛰르(haute couture)는 프랑스어로 소수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고객의 needs(필요함)에 맞춰 제작된 맞춤복을 의미한다. 스모그(smog)는 smoke(연기)와 fog(안개)를 합친 단어다. 영어와 프랑스를 합쳐 스모그 꾸뛰르(smog couture) 패션이라는 단어가 미세 먼지 때문에 생긴 신조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의 일부가 된 마스크, 사진=조상우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의 일부가 된 마스크, 사진=조상우 기자]

이와 관련한 제품들은 그 제품명만 봐도 미세 먼지를 겨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목과 입을 가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거나, 원단 자체에 방수, 방풍 기능 등이 적용돼 미세먼지 흡착을 최소화한다는 웨더 코트(weather coat)를 백화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섬세한 섬유 세탁 코트를 선택해야 하는 니트는 다른 옷감보다 먼지의 흡착력이 높고 구김도 잦다.

빈번한 세탁에도 구김 걱정이 없다는 에어 니트(air knit), 먼지 흡착력이 낮다는 안티 더스트 재킷(anti-dust jacket)까지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제품들을 찾게 된다. 화장품에는 노화방지 기능인 엔타이징(antiaging)이 있다면, 미세 먼지 방지를 위한 기능으로 엔타이 폴루션(anti-pollution)이라는 표현을 강조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anti-corona' 패션이 나올까 염려스럽다.

미세 먼지와 바이러스에는 호흡기를 막아 주는 마스크(mask)가 가장 최상이기에 코트는 포기해도 마스크는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실정이다. 멋진 패션에 마스크를 쓴다는 것은 공항에 나타나는 연예인이 아닌 이상 자신의 패션을 포기하는 것과 같지만 건강이 우선인 지금은 '복면가왕'처럼 복면이라도 있으면 쓰고 싶은 심정이다.

"God bless you"처럼 "건강 유의하세요"가 인사말이 된 요즘 얼굴은 가려도 모두들 마음은 열고 즐거운 5월의 연휴를 보내시길 바란다.

 [조수진 '조수진의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조수진의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영어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현재 중국 청도대원학교 국제부 영어 교사와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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