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모두 첫 경기의 중요성은 상당하다.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에 따라 결선 토너먼트의 흐름이 갈리게 된다.
22년 전인 1996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부터 첫 경기의 중요성은 확인됐다. 당시 UAE와 1-1로 비긴 한국은 8강에서 이란을 만났다. 김도훈과 신태용의 골로 전반을 2-1로 앞섰지만, 후반에만 알리 다에이에게 4골을 내주며 2-6으로 졌다.
2000년 레바논 대회 역시 중국과 첫 경기를 2-2로 비겼다. 2차전 쿠웨이트에 0-1로 패하는 나비 효과로 이어졌다. 결국 이란과 8강에서 만나 2-1로 어렵게 이겼지만, 너무 힘을 빼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4강에서 1-2로 패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첫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하면 8강에서 이란과 만나는 법칙은 2004년 중국 대회에도 이어졌다. 요르단과 0-0으로 비기면서 힘든 싸움을 했고 역시 8강에서 이란에 설기현, 이동국, 김남일이 골을 넣고도 알리 카리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3-4로 졌다.
2007년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공동 개최한 대회 역시 마찬가지, 사우디와 1-1로 비긴 뒤 바레인에 1-2로 패했다. 인도네시아에 1-0으로 간신히 이기고 8강에 올라 이란과 승부차기 접전을 벌여 4-2로 이겼다. 그러나 이미 조별리그부터 꼬인 흐름은 결승 진출을 막았다. 이라크와 4강에서 또 승부차기를 벌여 3-4로 졌다. 힘을 너무 뺐다.
2011년 카타르 대회는 바레인에 2-1로 이기며 시작했지만, 인도와 3차전이 문제였다. 4-1로 승리했지만, 1실점이 문제였다. 8강에서 또 이란을 만났고 연장전을 벌여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1-0으로 겨우 이겼다. 일본과 4강전에서 연장까지 이어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0-3으로 졌다.
반면 2015 호주 대회는 오만과 1차전을 1-0으로 이기면서 술술 풀어서 8강 우즈베키스탄, 4강 이라크를 만나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호주와 연장전에서 1-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결승에 잘 가려면 첫 경기를 제대로 치러야 함을 알려줬다.
한국은 2019 UAE 대회에서는 필리핀과 만난다. 필리핀은 스벤 예란 에릭손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내세웠다. 지난해 12월 동남아시아 월드컵인 아세안 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스즈키컵에서는 4강에서 베트남에 1, 2차전 모두 1-2로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스페인 등 귀화 선수가 많아 무시하기 어렵다. 기동력도 좋은 편이다. 지난 1일 베트남과 평가전에서 2-4로 졌는데 0-2로 지고 있다 두 골을 따라가는 저력을 과시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컨디션이 제각각인 선수들을 앞세워 첫 판을 꼭 이기고 시작해야 한다. 이변을 원하는 필리핀을 누를 필요가 있다. 이미 B조의 호주가 요르단에 0-1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 1위를 해야 최소한 일본, 이란 등을 4강까지 만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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