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담담했다. 류현진(31, LA 다저스)은 올 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치른 2018 월드시리즈에 참가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미국 메사츄세스주 보스턴에 있는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역대 한국인 투수 중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선발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으로부터 받은 첫 번째 질문도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과 관련이 있다. 그는 "어떻게 본다면 좋은 동료와 팀을 만나서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만약 예전에 박찬호 선배가 뛸 때 다저스 성적이 더 좋았다면 내가 아닌 박 선배가 먼저 월드시리즈 선발 무대에 올랐을 거라고 본다. 좋은 팀과 선수들을 잘 만나서 내가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가을야구 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며 "월드시리즈 진출 확정 후 선수들 그리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도 축하 인사를 많이 나눴다. 로버츠 감독님에게는 (월드시리즈에서)최대한 많이 등판할 수 있다면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보스턴에게 시리즈에서 패했지만 올 시즌 함께 보낸 선수들 모두 잘했다고 본다. 즐거운 한 시즌을 보낸 것 같다"면서도 "(월드시리즈에서)한 차례 밖에 못 던진 점은 지금 되돌아봐도 아쉽다. 한 번 던졌을 때라도 위기를 잘 막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2차전 등판은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시리즈 등판이 됐다. 적어도 올해는 그렇다. 류현진은 당시 다저스가 2-1로 앞서고 있던 5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교체돼 경기를 먼저 마쳤다.
그런데 두 번째 투수 라이언 매드슨이 보스턴 타선에 적시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류현진은 4.2이닝 2실점했다. 그에게 월드시리즈 등판 기회는 한 번더 올 수 도 있었다. 연장 18회까지 진행된 3차전이 그랬다.
류현진은 "당시 불펜에서 투구는 하지 않고 대기는 했다"며 "만약 20회까지 경기가 갔다면 해당 이닝에 던질 수 있게 하라는 얘기는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3차전은 다저스가 맥시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보스턴에 이겼다.
한편 류현진은 자신에 대한 점수도 매겼다. 그는 지난 2013년 다저스 입단 후 늘 시즌을 마무리하며 귀국길에 자평했다. 이번에도 건너 뛰진 않았다.
그는 "역시나 올해도 100점은 당연히 안 된다"면서 "그러나 부상만 빼면 그래도 다른 부분에서는 많이 주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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