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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년]J리그에 다시 부는 한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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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 제한 해제…'가성비 좋은' 한국 선수들에 눈독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J리그가 외국인쿼터 제한 폐지 수순을 밝고 있는 가운데 한국 선수들을 향한 시선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J리그는 93년 출범 이후 수많은 한국인들이 꾸준히 뛰어온 리그다. 고려대에서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로 건너간 노정윤(은퇴)을 시작으로 수많은 선수들이 일본을 거쳐갔다.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KFA) 전무이사, 윤정환 세레소 오사카 감독, 최용수 FC서울 감독도 J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눈독을 들이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하다.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문화적 배경으로 적응에도 용이할 뿐더러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시기를 가리지 않는 좋은 영입 자원이다.

한국 선수들에게도 군침이 도는 조건이다. 성공만 한다면 보다 많은 연봉이 보장되고 팬들의 충성도도 높다.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한 외국 선수는 "일본 팬들의 수가 훨씬 더 많아 뛰는 맛이 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선수에게나, 팀에게나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계약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리그 출범 이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J리그를 거쳤거나 지금도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수를 모두 합치면 무려 213명(J1리그~J3리그 총합)에 달한다. 이는 브라질(701명)에 이어 리그 2위에 해당되는 높은 숫자다. 거의 모든 클럽들은 한국선수를 영입한 적이 있거나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시대마다 선호하는 포지션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90년대에는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등 전 포지션에 걸쳐 J리그 레이더가 발동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안정환과 조재진 등 공격수들이 큰 인기를 끌었고 중후반에는 강력한 투지를 가진 미드필더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최근에는 골키퍼들이 인기 자원이다. 좋은 발밑 기술에 훌륭한 신체조건 여기에 골키퍼 본연의 방어 임무까지 확실히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반영됐다.

또 최근 다시 관심을 끄는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포지션이다. 이미 이정협(쇼난 벨마레)과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했다. 이정협은 올 시즌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크게 역할을 부여받지는 못했지만 황의조는 이야기가 다르다. 24경기에서 14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소속팀인 감바 오사카가 강등권에 있었지만 황의조만큼은 펄펄 날았다.

제2의 황의조를 찾겠다는 팀도 적지 않다. 지난달 29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베갈타 센다이 경기가 열린 일본 요코하마시 미쓰자와 경기장서 만난 한 에이전트는 "한국 시장에서 영입할 만한 선수들을 찾고 있다" 서 몇몇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눈여겨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젊은 공격수를 찾는다는 이야기였다.

또 다른 에이전트인 B씨도 K리그2에서 뛰는 한 스트라이커의 이름을 언급하며 “꾸준히 체크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은 선수다. 몇몇 구단에서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액수가 나왔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미드필더와 풀백 등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심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J리그 외국인쿼터 확장이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J리그는 올 시즌 내내 외국인선수 쿼터 제한 폐지에 대해 논의해왔다. 그리고 지난 16일 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선수를 5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보유수는 현행 5명에서 무제한으로 바꿀 예정이다. 지금도 J리그와 협약을 맺고 있는 8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카타르·베트남·미얀마·태국·캄보디아·싱가포르) 선수들은 제한없이 보유 및 출장이 가능하다. 이를 넘어 아예 국가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무한 경쟁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한국 선수들의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또 다른 에이전트는 "빗셀 고베와 사간 도스가 선수 영입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입하기는 했지만 사실 모든 팀들이 이러한 돈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가치를 원하는 팀들도 많을 것" 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실력을 지닌 한국 선수들은 앞으로도 매력적인 매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 태도 등 한국인들 특유의 성실한 자세를 높게 사는 일본의 분위기를 반영한 의견도 있었다. A 에이전트는 "한국인들에겐 특유의 투지가 있다. 대다수 일본인 선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체격조건도 좋고 태도도 좋아 불성실한 브라질 출신들을 고용하는 것보다 낫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오히려 지금보다 한국 선수들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C 에이전트는 "외국인쿼터 제한이 풀리면 '한국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고 회의적인 뜻을 내비쳤다. 그는 "J리그 전체적으로 봤을때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늘었기 때문에 외국인쿼터를 풀었을 것이다. 그러면 유럽이나 다른 나라 선수들과 무한경쟁을 하게 될텐데 그럼 오히려 한국인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쿼터 제한 폐지로 한국 선수들이 하부 리그로 몰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C씨는 "1부 리그에서는 국가대표급을 원할텐데 그렇게 되면 몸값에서 유럽 수준급 선수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2부 리그 팀들에 선수들이 몰릴텐데 그렇게 되면 K리그로 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낮은 경쟁력에 대한 우려이기도 했다.

물론 선수의 이적에는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다. 선수 본인 의지만으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다. J리그의 규정 또한 어떤 여파가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국 이적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해온 J리그의 외국인쿼터 확대가 한국 축구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조이뉴스24 요코하마(일본)=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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