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이 침묵한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꿈을 이룰 기회를 놓쳤다. 반면, 크로아티아 골잡이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는 끝까지 버텨 결승골을 넣으며 결승 진출을 맛봤다.
잉글랜드는 1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크로아티아와 4강전에서 연장 접전을 벌여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에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1966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52년 만의 우승 기회였다. 크로아티아만 넘으면 프랑스와 100년 전쟁을 벌일 기회도 있었고 우승 확률도 50%나 됐다.
하지만, 최전방의 침묵이 아쉬웠다. 특히 8강까지 6골을 넣으며 득점 부문 선두에 올라있던 케인의 골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정말 아쉬운 상황이었다.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과 투톱으로 나선 케인은 주로 미끼 역할을 수행했다. 슈팅보다는 볼 배급으로 스털링의 슈팅을 돕거나 2선에서 제시 린가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델레 알리(토트너 홋스퍼) 등이 침투하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전반 5분 알리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도 케인이 공간을 열어준 결과였다. 키커로 나선 키에런 트리피어(토트넘 홋스퍼)가 넣으면서 나름대로 효과를 봤다.
물론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드가 워낙 좋아 케인의 움직임은 정적이었다. 수비에 묶여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는 공격도 나왔다. 케인의 장점인 침투나 공중볼을 활용한 플레이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운도 따르지 않아 29분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왔다.
후반에도 마찬가지, 잉글랜드가 공격적인 크로아티아의 경기 운영에 수세적으로 나서면서 케인도 수비하기에 바빴다. 결국, 23분 이반 페리시치(인테르 밀란)에게 실점한 뒤 케인에게 집중적으로 볼이 투입됐다.
추가시간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레쉬포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프리킥을 케인이 머리로 받았지만, 왼쪽 골대 밖으로 나갔다. 많지 않은 기회에서 적중하지 못했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 역시 케인의 역할이 미미했다. 오히려 크로아티아 최전방을 책임졌던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의 고군분투가 더 주목받았다. 만주키치는 다리 근육 경련을 일으키면서도 딱 한 방을 노렸다. 골잡이의 역할만 해주면 됐다.
결국, 연장 후반 4분 페리시치의 백헤더를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수비 앞으로 뛰어나와 넘어지며 왼발로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잉글랜드 플랫3 수비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순간이었다.
계속 근육 경련을 일으킨 만주키치는 더는 뛰지 못하고 10분 베드란 촐루카(로코모티프 모스크바)로 교체됐다. 그래도 크로아티아를 결승에 올려놓는 강력한 한 방을 해내며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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