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이 성대한 개막식과 함께 출발을 알렸다.
평창 패럴림픽 개막식이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영상 1도, 체감온도 영하 -3도로 비교적 나쁘지 않은 날씨에서 막이 올랐다. 이날 오전까지 눈이 내려 날씨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큰 부담을 덜었다.
'Passion Move Us(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는 주제로 시작한 개막식은 '나는 움직인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의식에서 출발했다. 열정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의미다.
대회에 대한 열정이 붉은 수은주로 표현, 뜨겁게 달궈진 아이스하키 퍽이 됐다. 무대에 퍼지면서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의수 의족 장애인 신명진 씨가 대고를 두들기며 '이음', '환영' 등의 메시지가 표현됐다.
49개국 570명의 선수가 참가한 페럴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로 출발했다. 1988 서울 하계 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렸다.
남북 공동 입장이 한반도기의 독도를 놓고 이견이 있어 무산됐다. 북한은 독도 표기 주장을, 한국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규정에 따라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 변경이 어렵다고 주장, 공동 입장이 무산됐다.
그래도 북한은 34번째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입장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에 나서는 김정현(18)이 기수로 등장했다. 관중들은 북한의 입장에 환호했다. 관중석에서 독도가 새겨진 한반도기를 흔드는 관중들이 보였다.
개최국인 한국은 가장 마지막인 49번째로 입장했다. 노르딕스키 대표팀 신의현(36, 창성건설)이 기수로 나섰다. 6개 종목에 모두 출전해 사상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린다.
선수단 입장 후 시각장애인 소정이가 무한한 상상력으로 동해와 평창에 그림을 그리고 꿈을 노래하는 공연으로 큰 감동을 안겼다. 이후 이희범 평창 패럴림픽 조직위원장과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의 축사, 문재인 대통령의 개회 선언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성화 점화도 감동적이었다. 남측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최보규와 북측 크로스컨트리스키 마유철이 공동 주자로 나섰다. 성화는 좌식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서보라미와 캐나다 출신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 대표팀 캐스퍼 위즈 감독을 거쳐 한국의 호이트 부자로 알려진 박지훈, 박은총 부자에게 전달됐다.
성화대 아래서는 시각 장애인 알파인스키 양재림과 가이드 고운소리가 대기했다. 이들은 도전의 계단을 올라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주장 한민수에게 전달했다. 한민수는 등에 성화봉을 부착하고 줄을 잡고 성화대에 올랐다. 숨을 헐떡이는 모습으로 도전의 의미를 알렸다.
이후 최종 점화에서는 '안경 선배'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평창 올림픽 컬링 여자 국가대표 스킵 김은정이 2010 밴쿠버 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은메달을 획득한 서순석(47, 서울시청) 스킵과 함께 점화하는 감동을 안겼다.
마무리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패럴림픽 주제가인 '평창, 이곳에 하나로(Here As One)'를 성악가 조수미와 가수 소향이 함께 불렀다. 이후 남성 댄스 듀오 클론이 등장했다. 클론의 멤버 강원래는 2000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후 휠체어 댄스로 돌아와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리꾼 박애리, 유지숙이 등장하자 클론의 구준엽은 DJ로 변신해 경기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며 대미를 장식했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 못지않은 최고 수준의 패럴림픽 개막식으로 손색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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