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평창, 강릉, 정선에서 열렸다. 평창과 정선에서 설상 종목, 강릉에서 빙상 종목 중심으로 대회를 치렀다. 세 도시 최대 이동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올림픽 유치 당시 정부는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두 시간 이내 접근을 약속했다. 고속철도 KTX를 개통하며 편리한 올림픽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실천했다. 인천공항에서 양양공항까지 임시 비행편으로 입국하는 선수단을 운송했다.
또, 수도권과 남부지역에서 강릉, 속초, 동해 등을 운행하는 버스는 무조건 올림픽플라자가 있는 횡계를 거치도록 해 관람 편의를 도모했다. 시 외곽에 거대 주차장을 마련해 단체 버스로 경기장을 오가게 하며 혼잡을 줄였다.
강릉시의 차량 2부제 실시에 지역 주민들도 이해하며 호응해줬다. 일부 통제구역 설정으로 불만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역을 알리고 안전한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응답했다.
그래도 소도시지만 넓은 지역의 평창, 정선과 해안 도시인 강릉에서 과연 올림픽이라는 거대 이벤트를 치를 능력이 있느냐에 물음표가 붙었다. 대회 시작 전까지 자원봉사자 홀대론이 터지는 등 홍역이 이어졌다. 노로바이러스 등 위생 문제도 걸림돌이었다.
성공한 대회를 꿈꿨던 대회 조직위원회는 총력전에 나섰다. 잠을 줄여가며 방역에 집중했고 최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원인 규명에도 공력을 쏟았다. 선수들까지 노로바이러스에 걸리게 되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다.
경기장도 강릉에 아이스 아레나(빙상장), 오벌(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하키 센터(아이스하키)를 건립했고 평창에도 올림픽 스타디움(개, 폐막식), 신설 슬로프 등을 만들어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무엇보다 열정적이고 헌신적이었던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관중과 관계자들을 기쁘게 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경우 자원봉사자들이 제대로 임무 숙지가 되지 않은 데다 선수들에게 과도한 사인 공세 등 본분을 잊은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평창은 달랐다. 친절한 안내에서 자신의 임무를 확실하게 알고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 재능 기부를 통해 아름다운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모습도 보였다.
총력전을 펼친 결과 성공적이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나 구닐 린드버그 조정위원장은 "역대 최고의 올림픽이었다"고 극찬했다. 큰 사건 사고 없이 대회를 치러냈기 때문이다. 평창을 참고하러 온 2020 도쿄 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직원들도 대부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물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사후 경기장 활용에 대한 중지를 모으는 것이 급선무다. 올림픽처럼 거대한 이벤트는 적자에 대해 두려움을 안고 있다. 국내 동계스포츠 관련 리그가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국제 경기 대회 유치도 대부분 유럽이나 북미 편중이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해당 지자체 등 이해 당사자 간의 생각도 일치시켜야 한다. 목적성 없는 활용은 더 큰 고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시설물 활용에 대한 정확한 철학이 없다면 공중에 뜬 상태로 눈덩이처럼 굴러오는 적자만 지켜봐야 한다. 수익성 극대화가 최우선인지, 공익성이 더 중요한지 목적부터 설정해놓고 활용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과 봅슬레이 4인승의 은메달을 만든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대중 친화적인 시설이 아니다. 최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체험 학교 등 주변 시설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개설 당시 환경 파괴 논란을 낳았던 정선 슬로프의 경우 복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세세하게 따져봐야 한다. 아직 올림픽이 끝난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생활 체육과의 연계 등을 통한 활용 방안과 복원 등을 총체적으로 모색해봐야 한다.
마침 호재라면 동, 하계 올림픽이 모두 인접 국가에서 열린다. 이 때문에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은 "평창, 강릉 등을 올림픽 전 전지훈련지로 많이 활용해주기를 바란다"며 일찌감치 세일즈에 나섰다. 올림픽을 통해 관심이 커진 종목들이 많고 컬링 등은 생활 체육으로의 확대, 발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차분한 논의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평창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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