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이쯤되면 악연이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외국인선수 심슨(미국)이 그렇다.
심슨은 고관절 부상을 당했다. 치료 기간만 최소 한달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교체가 유력했다. 그는 결국 팀 숙소에서 나왔고 지난 18일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뛰었던 지난 2015-16시즌에도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심슨은 당시에도 경기 도중 다쳤다.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고 짐을 싸 팀을 떠났다.
2015-16시즌에는 시즌 후반 탈이 났고 이번에는 초반이라는 점이 다르다. 심슨이 빠진 흥국생명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일 기준으로 2승 7패(승점7)로 최하위(6위)에 머물러 있다.
심슨이 부상으로 빠진 첫 날이던 지난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은 3-0으로 이겼다. 당시 승리로 4연패를 벗어났다. 그러나 이후 치른 두 경기(KGC인삼공사·현대건설전)에서는 제대로 반격도 못한 채 내리 0-3 패배를 당했다.
주포 역할을 해 줄 선수가 없다보니 공격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토종 공격수 이재영은 공격 부담까지 늘어나고 있다. 심슨을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선수 영입이 급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대체 선수 선택지는 좁다. 지난 5월 열린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서를 낸 선수에 한해 영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상위 30위 안쪽으로 평가를 받은 선수 중에 심슨의 대타를 선택하는 것이 흥국생명에게도 낫다. 그런데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
상위 30위 안에 든 선수 대부분이 현재 소속팀이 있다. 영입을 위해서는 이적료도 내야하고 협상을 위한 발품도 팔아야한다. V리그 경험이 있는 엘리츠 바샤(터키)를 비롯해 7명 정도가 현재 소속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한다면 영입 과정은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쉰 기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찾아야하는 과제가 생긴다. 또한 몸상태가 썩 좋지 않을 수 도 있다. 한마디로 위험 부담을 안고 영입하는 것이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자유선발에서 트라이아웃제도로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이 바뀐 뒤 대체선수가 성공작으로 평가된 경우는 있다. 지난 시즌 알레나(미국)를 데려온 KGC인삼공사가 그랬고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경우 톤(캐나다)을 내보내고 대신 영입한 대니(크로아티아)가 히트를 쳤다. 그는 정규시즌에서 활약도는 떨어졌으나 '봄배구'에서 맹활약했고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분주하게 심슨의 대체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영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흥국생명 구단 측은 "길어진다고 하면 3주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적어도 3라운드 중반까지는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야한다. 이 기간이 길어질 수록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속은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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