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고기만 먹지 않을 뿐이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다시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났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승점3을 더해 순위도 최하위(7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소속팀 승리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은 '주포'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다.
그는 한국전력과 맞대결 일주일 전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단 3점에 그쳤고 공격성공률은 16.67%로 낮았다.
이런가운데 그가 채식으로 식단을 바꿨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삼성화재전이 끝난 뒤 가스파리니의 경기력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가스파리니 입장에서는 코너에 몰린 상황에 한국전력을 만났다.
가스파리니도 대한항공에게도 한국전력전은 중요했다. 가스파리니는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했고 대한항공도 승리가 필요했다. 결과는 좋았다. 그는 한국전력을 맞아 팀내 가장 많은 19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56.66%로 크게 끌어올렸다.
그는 한국전력과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채식주의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스파리니는 "식단을 바꾸기로 결정을 내린 것은 월드리그 앞두고부터다. 이제 4개월 정도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식단에 변화를 줄 생각은 예전부터 했었다"며 "실천을 그때(월드리그)부터 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가스파리느는 "비건(Vegan)은 아니다. 고기만 먹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식 유형은 여러가지다.
완전 채식만 하는 사람은 비건에 해당한다. 섭취를 허용하는 음식물에 따라 락토(Lacto)·오보(Ovo)·락토 오보(Lacto Ovo) 등으로 나뉜다. 가스파리니는 "유제품과 생선과 해물류는 먹는다"고 웃었다.
가스파리니는 고기(붉은 살코기)만 섭취하지 않는 '세미 베지테리언'에 해당하는 셈이다. 팀 동료 김학민도 "(가스파리니는)생선을 잘 먹는다"며 거들었다.
가스파리니는 지난 1라운드와 삼성화재전 경기력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며 "우리팀 선수들 모두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시즌 준비과정에서 피로감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비교해 가스파리니가 예전같지 않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공격성공률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10%정도 낮아졌다. 가스파리니는 "우리는 당장 다음 경기보다는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고 있고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재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큰 걱정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가대표팀 차출에 대해서도 그는 가볍게 넘겼다. 가스파리니는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대표팀에서)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며 "대표팀에 소집을 앞두고 충분히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보다 더 굳게 마음을 먹고 있다.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전력과 경기를 통해 코트 안에서 제 모습을 찾은 가스파리니가 든든한 대한항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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