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애절해야 하는데…."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지난 20일 상주 상무와의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를 1-2로 패한 뒤 느닷없이 자신의 거취 문제를 언론에 흘렸다.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올 시즌 나의 거취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큰 결심을 한 것처럼 말을 던졌다.
최 감독의 발언은 다양한 해석을 낳았지만 구단에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이 선수단의 기강을 잡기 위한 의도적인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에 좀 더 무게가 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전북은 1위를 질주하며 우승을 노리는 팀이었다. 반면 상주는 강등권에서 잔류를 위해 애쓰고 있는데 전북이 승점 3점을 안겨다주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최씨 고집' 최 감독의 마음이 편할리 없었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31라운드에서 최 감독은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양새였다.
대신 선수들의 집중력과 정신 자세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전북 선수들이 애절해야 한다. 늘 전북을 상대하는 팀들은 지지 않고 버티고 물고 늘어진다. 그런 것들이 종이 한 장의 차이의 실력을 만들게 마련이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23일) 잔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수원과 1-1로 비기고 상주 상무도 제주 유나이티드에 2-2로 비겼다. 인천, 상주와 잔류 경쟁을 하는 대구도 충분히 전북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 가능했다.
최 감독은 불쑥 중앙 수비수 조성환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우리팀에는 조성환처럼 뛰는 선수가 필요하다. 악으로 뛰니 다른 선수들이 조성환을 보면서 한 발 더 뛰지 않겠는가. 대부분이 내성적이고 말이 없다. 조성환은 그라운드 밖에서 내성적이지만 안에서는 다르다"며 칭찬에 나섰다.
우승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그라운드에서 조성환처럼 표현해달라는 우회적인 요구였다. 그런데 생존이 더 큰 대구의 기세는 대단했다. 대구가 전반 19분 주니오의 선제골로 앞서가는 등 전북은 힘든 경기를 했다. 왼쪽 측면 수비수 박원재는 경험 부족으로 자주 수비 뒷공간을 허용하는 등 힘든 경기를 했다.
오히려 비디오 판독(VAR)의 덕을 두 차례나 봤다. 후반 12분 주니오의 골이 그랬다. 골 넣기 전 신형민을 밀어 넘어트린 것이 파울로 지적됐다. 40분 에반드로의 골 역시 전개 과정에서 골키퍼 조현우의 골킥 과정에 문제가 있어 무효가 됐다. 이후 몸싸움이 벌어졌고 세징야가 두 번의 경고 누적으로 퇴장, 수적 우세를 안고 싸웠다.
전북 입장에서는 VAR이 패배 위기에서 구한 셈이다. 대구 벤치는 난리가 났지만 이미 지나간 판정이었다. 겨우 1위를 이어간 전북의 머리 아픈 9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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