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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남편 장준환 '1987'에 안긴 특별한 선물(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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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 공포부터 팔뚝질까지, 보조출연자 연기 지도"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문소리가 자신의 첫 연출작에 출연해 준 남편 장준환감독에게 특별한 보답을 했다고 알렸다.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감독 문소리, 제작 (주)영화사 연두) 감독이자 주연 배우 문소리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배우이자 며느리, 딸, 엄마 아내인 문소리의 일상을 담은 작품이다. 세 편의 단편을 묶어 장편화한 영화다. '연기는 완전 쩔지만, 매력은 대략 쫄리는' 데뷔 18년 차 배우 문소리의 이야기다.

배우이자 아내, 엄마이자 딸, 며느리인 소리의 고충을 담은 영화의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문소리의 실제 남편이자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지구를 지켜라!'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이 소리의 남편 역으로 등장했다. 짧은 분량 뒷모습과 목소리만 출연했지만 그 어느 배우보다 '소리의 남편' 역에 리얼리티를 가득 실은 연기를 선보였다.

수 차례 장준환 감독에게 출연을 제안했지만 완강히 거절당했다는 문소리는 결국 남편의 출연 허락을 받아냈다. 이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문소리는 장준환 감독의 신작 영화 '1987' 현장을 찾아 특별한 도움을 줬다.

'1987'은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모은 영화다.

영화의 소재가 1987년의 민주 항쟁인만큼, '1987'의 촬영 현장에는 광장에 결집한 시민들을 연기할 보조출연자들이 400명 이상 운집했다. 집회 현장을 그린다는 사실을 낯설게 느낄 20대 청년들이 보조출연자의 대부분이었다. 문소리는 자신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이들에게 보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조언했다. '여배우는 오늘도'에 출연해준 남편을 향한 더없이 애정어린 보답이었다.

문소리는 "마지막에 시위 장면 촬영이 있을 때마다 운동권 역 보조출연자들의 연기를 지도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그는 "최루탄이 얼마나 따가운지 어린 대학생들은 모르지 않나. 팔뚝질도 어색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집회의) 대오가 스크럼은 왜 짜는 건지 모르더라"고 말했다.

이어 "청재킷을 입고 있는 백골단이 무서워보이지 않았을텐데, 현장에서 감독이 그것들을 모든 보조출연자들에게 설명할 수 없었다"며 "감독보다는 내가 (현장) 경험이 많으니 가서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1987'에서 문소리는 직접 보조출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아쉽게도 모습은 확인하기 어려울 전망이지만, 목소리로는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그는 "구석에서 나도 같이 데모를 했다"며 "마스크를 쓰고 청바지 입고, '언론노조의 언니' 느낌으로 연기했다"며 "내 목소리가 동떠있어 목소리로는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그런가하면 이날 문소리는 '여배우는 오늘도'를 채운 특유의 유머 감각에 대해서도 답했다. 소리의 '웃픈' 일상을 다룬 이 영화가 어떻게 매 순간 재치를 잃지 않을 수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유머가 사랑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연기라는 일이 감정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이고, 감정에 몰입하게 하는 일"이라며 "그러다보면 마음으로 상처를 받기 쉽다. 그것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정신적으로 굉장히 약해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렇다고 그 과정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라며 "실제 고통 크기와 상관 없이, 손가락에 가시만 하나 박혀도 그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죽을 것 같지 않나. 그렇게 몰아가는 일을 비일비재하게 해야하는 직업인데, 그것이 특성임에도 마음은 단단해져야 하고 이 고통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 배우"라고 설명했다.

매 연기 작업마다 몰아치는 감정의 한 가운데에서, 유머는 배우 문소리가 취한 생존 전략과도 같았다. "몰입을 할 때 하더라도 크게 보는 훈련을 하고, 전체를 보게 되면 그것이 무엇인지는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로 인해 내 마음이나 정신이 상처받게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며 "공부하는 자세가 있어야 크게 볼 수 있고, 그래야 함께 웃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배우는 오늘도'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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