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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닥친 재앙…양상문의 자책 그리고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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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책임감' 말한 감독, 후반기엔 반등 노린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감독으로서 참 죄송합니다"

지난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말투는 그 어느때보다 어두웠다. 평소라면 기자들에게 살가운 인사를 하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을 테지만 그러기엔 LG의 상황이 너무나 좋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마지막 주중 3연전의 첫 경기였다. 전반기의 마무리 시점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결산을 부탁하자 그는 "결산이라기보다는…"이라고 말을 흘리면서 "어쨌든 잘할 때도 있었고 못할 때도 있었는데 남은 경기에서 잘해야하는 상황에서 예기치않은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으로서 참 죄송하다.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달리 결산할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시범경기서 데이비드 허프를 잃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스타트는 산뜻하게 끊었다. 개막 이후 9일 동안 연승 가도를 달리며 1위를 유지했다.

임찬규와 김대현 등 올 시즌 본격적으로 선발을 맡은 투수들이 맹활약했고 삼성에서 야심차게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차우찬의 호투, 기존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류제국과 헨리 소사 등도 호투를 이어갔다.

4월 말 시점을 기준으로 평균자책점이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2점대였을 정도로 철벽 마운드였다. 김지용 진해수 등 불펜들의 활약도 빼어났다. 타선에서도 이형종이 4할을 넘는 고감도 타율로 팀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점점 순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팀의 거포로 기대를 받았던 루이스 히메네스가 5월 한 달 동안 2할3푼8리에 그친 탓이 컸다. 한 달 동안 20안타를 만들어낸 것이 전부였다. 결국 6월 주루 플레이 도중 입은 왼발 부상으로 아예 팀을 이탈했다.

4월과 5월 빼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마운드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임찬규의 부진이 아쉬웠다. 6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무승 1패 평균자책점 6.16을 기록했다. 4월과 5월 각각 평균자책점 1.74, 1.05를 기록하던 때와는 천지차이다. 류제국도 부상을 당했다. 차우찬이 제 몫을 해줬지만 불펜이 경기를 날리는 경우도 더러 나왔다. 6할을 넘었던 승률도 어느덧 10일 시점에선 5할이 됐다. 순위도 6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던 전반기 마지막 주인 10일엔 최악의 사태까지 터졌다. 올 시즌 요긴한 불펜 자원으로 활약하던 윤지웅이 신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피해자이긴 했지만 음주운전은 분명 큰 범죄였다. 결국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되며 윤지웅은 경찰에 입건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151%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LG 구단이 즉각 잔여 경기 출전 정지라는 철퇴를 내렸고 KBO 또한 오는 13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올 시즌 전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팀의 이미지까지 큰 손상을 받았다.

여기에 허프도 좌측 햄스트링 부상으로 울상을 지었다. 정밀검진 결과 4주의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이 확인됐다. 완투를 두 번이나 해내며 이닝이터로의 면모까지 보여준 그의 부재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국내파 왼손 투수중 최상급인 차우찬도 휴식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꺼번에 겹친 악재는 분명 어찌 할 수 없는 외풍이었다. 양 감독은 "감독으로서 죄송하다"는 말로 상황을 정리함과 동시에 책임감 또한 동시에 토로했다.

"화가 나기도,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는 그의 말은 분노라기보다는 '어떻게 손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는 자책에 가까웠다.

팬들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전반기였지만, 양 감독은 후반기의 반등을 다짐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이 공백을 힘을 합텨서 전반기 처음처럼 잘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전반기 후반기 가를 필요는 없다. (이러한 일에) 대비를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침 후반기엔 히메네스가 돌아온다. "늘 선발로 준비하고 있다"는 김대현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약관의 김대현은 시즌 초반 LG 선발의 한 축으로 2승(3패) 째를 거뒀다.

거센 외풍은 올스타 휴식기와 함께 잠시 잦아들게 됐다. 책임감을 말한 양상문 감독이 자신의 약속을 지키면서 LG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조이뉴스24 인천=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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