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에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개막 3연전 희비가 엇갈렸다.
kt와 SK는 지난 3월31일부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개막 3연전 경기를 가졌다. 첫 3경기에서 웃은 건 kt였다. kt는 개막전 3-2 승리에 이어 1일과 2일 경기에서도 각각 2-0, 8-1로 SK를 제압하며 2017 시즌을 3연승과 함께 시작했다.
아직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극명하게 대비됐던 건 두 팀 외국인 타자들의 존재감이었다. kt는 새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이 3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KBO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SK는 대니 워스가 어깨 통증으로 수비에 나서지 못하는 데다 타격 부진까지 겹치며 팀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했다.
▲ 2경기 연속 홈런포로 kt 4번타자 위용 과시한 모넬
kt는 지난 시즌 종료 후 2015년부터 2년간 kt의 4번타자를 맡았던 마르테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마르테는 2015 시즌 타율 3할4푼8리 20홈런 89타점 OPS 0.983, 2016 시즌 타율 2할6푼5리 22홈런 74타점 OPS 0.877의 성적을 올리며 제 몫을 다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풀타임 소화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마르테의 빈자리는 모넬이 채웠다. 모넬은 2013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16시즌 뉴욕메츠에서 각각 메이저리그를 경험했고 빅리그 통산 35경기 출전 56타수 9안타 타율 1할6푼1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모넬 영입 발표 당시 kt 관계자는 "모넬은 스윙이 부드럽고, 타격 밸런스가 안정된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라며 "경험이 풍부하고 허슬 플레이도 잘하는 선수라 팀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모넬은 3월 시범경기 9게임에 출전해 홈런 없이 31타수 8안타 타율 2할5푼8리 5타점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개막전에서도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무안타 2삼진 1볼넷의 부진을 보이며 초반 KBO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 보였다.
하지만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넬은 1일 SK 선발 윤희상으로부터 이날 경기에 양 팀 통틀어 유일한 점수가 된 비거리 115m의 좌월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 홈런은 모넬의 KBO리그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이었다.
모넬의 방망이는 이튿날에도 뜨거웠다. 3일 박정배로부터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솔로 홈런으로 다시 손맛을 보며 팀의 8-1 승리에 기여했다. 볼넷도 2개나 얻어내며 끊임없이 SK 투수들을 괴롭혔다.
모넬은 배트에 걸리면 담장을 넘기는 장타력과 나쁘지 않은 선구안을 보여줬다. kt 입장에서는 마르테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개막 3연전이었다.
▲ 수비도, 공격도 안 되는 계륵... 워스의 씁쓸한 KBO 리그 데뷔
워스는 개막 3연전 동안 SK 코칭스태프에게 깊은 고민만 안겨줬다. 당초 SK가 워스를 영입한 건 그의 견고한 수비 실력 때문이었다.
지난해 SK에서 주전 유격수 뛰었던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는 타율 2할8푼3리 21홈런 62타점 OPS 0.814의 나쁘지 않은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수비에서 자주 불안감을 노출하며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 가장 많은 2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실책 2위 넥센 김하성(21개)보다 무려 4개 더 많은 수치였다.
반대로 워스는 수비 하나만큼은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 42경기에 출장해 323.1이닝 동안 단 하나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고, 2루수 자리에서도 67경기에 나서 379이닝 동안 1개의 실책만 기록했다. 3루수로도 28경기에 나가 123.1이닝을 뛰며 3개의 실책만 기록했을 만큼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SK는 워스가 유격수 자리에서 내야 안정에 기여해주길 바랐지만 시즌을 앞두고 어깨 통증이 발생하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현재 워스는 송구가 불가능한 상태라 당분간 지명타자로만 기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타격에서도 전혀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홈런 등 장타 없이 14타수 3안타 타율 2할1푼4리의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워스는 개막 후에도 여전히 KBO리그 투수들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막전을 결장한 워스는 1일 kt와의 시즌 2차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찾는가 싶었지만, 2일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난조를 보였다.
워스가 공·수 모두에서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면서 SK 큰 고민에 빠졌다. 국내 선수 이상의 몫을 해줘야 하는 외국인 선수가 외려 팀에 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SK는 워스의 지명타자 기용으로 라인업 구성 시 다소 애를 먹고 있다. 정의윤, 한동민, 김동엽 등 번갈아가며 지명타자로 나서야 하는 선수들이 외야수로 출전하거나 아예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래저래 SK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이 펄펄 나는 상황을 보고 있으면 워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 착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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