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낭만닥터 김사부'는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직업군의 모든 이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무엇 때문에 사는지는 알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강동주(유연석)을 중심으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춘들의 고뇌를 담았다. 가진 것 없이 태어나 성공을 첫 번째 가치로 삼던 강동주가 김사부(한석규)를 만나 '좋은 의사와 최고의 의사'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속도감 있게 그렸다.
그 과정에서 넌지시 그리고 꾸준히 직업의식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해 왔고, 지난 6일 방송된 10회는 '낭만닥터 김사부'의 주제의식과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명확히 담긴 회차였다.
이날 김사부는 자신의 의료행위를 금지시킨 감사팀 직원의 딸을 수술해서 살렸다. 그 감사팀 직원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딸을 치료해줬는지 원하는 게 뭔지'를 묻자 김사부는 "열심히 살려는 건 좋은데 못나게 살진 맙시다. 무엇 때문에 사는지는 알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또 우연화(서은수)는 강동주에게 물었다.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없었냐'고. 강동주는 '지금까지 해온 게 아깝기도 하고 다른 거 할 용기도 없다'고 답했다. 연화가 '신념은 없냐?'고 다시 묻자 '10년은 해봐야 알지 않겠나'라고 했다. 포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청춘들의 마음을 대변한 순간이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의사라는 직업을 매개체로 택했지만 결국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해 묻고 있다.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응급실 환자들의 사연은 그런 메시지를 좀 더 확장시켜준다. 깨어날지 불확실한 아버지의 비싼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가족들과 결혼 54주년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죽은 아내를 담담하게 떠나보내는 남편의 모습은 우리 삶의 이야기다.
새벽까지 응급 환자들을 돌보다가 곯아떨어진 청춘들의 모습과 아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의사들을 말리며 "우리 그러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하는 노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어찌 뭉클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 제작발표회 당시 "자기의 직업관, 인생관을 끝까지 갖고 가는 사람이 낭만적인 게 아니겠냐고 생각했다"며 "사부는 어떻게 보면 어른의 의미다. 이런 사람이 하는 일이 뭐냐 그런 걸 작품을 통해 시청자 분들에게 선뵈고 싶은 욕심이다"고 말했던 바 있다.
반환점을 돈 '낭만닥터 김사부'는 흐트러짐 없이 그 길을 가고 있다. 그리고 9.5%로 시작한 시청률은 어느새 20%를 넘어섰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전하는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 오롯이 전달됐다는 얘기다. '또 메디컬 드라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은 이미 지워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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