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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벼르는' 니퍼트, 과연 얼마나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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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후 돈 필요할 것"…일각에선 다년 계약 요구설까지

[김형태기자] "과연 얼마나 원할까."

시즌 중반 더스틴 니퍼트(35, 두산 베어스)가 마운드에서 던질 때마다 구단 안팎에서 나왔던 소리다.

올 시즌 니퍼트의 모습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다름 아닌 '내구성(durability)'이다. 시즌 22승 기록보다 더 눈길이 쏠리는 건 28경기 선발등판, 167.2이닝이란 기록이다. 시즌 막판 등판 순번을 한 차례 건너뛰고도 거둔 성적이다. 지난해 각종 부상으로 90이닝 소화에 그친 기억을 깨끗이 지워버렸다.

구단 관계자들은 "예년과 확실히 다르다. 올 시즌을 치르는 자세가 크게 달라졌다"고 시즌 내내 입을 모았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금만 몸상태가 좋지 않다고 생각되면 일단 쉬고 봤다. 칼같이 자기 몸부터 챙기는 모습은 여느 외국 출신 선수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 그는 군소리 한 번 없이 묵묵히 자기 등판을 소화했다. 지난 7월28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등의 담 증세로 2이닝 투구에 그친 뒤 10일간 1군 명단에서 제외된 것을 제외하면 놀라울 정도로 자기 등판 순번을 지켰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지난해 부상으로 크게 고전한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구단 내부에선 "좋지 않은 몸상태로 인해 지난해 투구이닝이 적었던 게 올 시즌 큰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사실 2011년 입단한 뒤 그간 꽤 많이 던진 게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한 시즌 동안 쉬어간 게 컨디션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한결 나아진 몸컨디션에 더해 새로운 '동기부여' 또한 이를 악물고 던진 계기가 됐다. 한 야구 해설가는 "외부적인 요인이 니퍼트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니퍼트는 한국사람과 재혼하면서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 새 살림을 차렸으니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돈이 아니겠느냐"며 "아마 이번 겨울 연봉 계약을 단단히 벼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한국에 집까지 마련해놓고 장기적인 정착을 준비하는 니퍼트로선 그 어느 때보다 올 시즌을 '남다른 마음'으로 치렀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웬만한 금액으로는 쉽게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구단 주위에서 나오고 있다. 그의 목소리가 커질 이유도 있다.

시즌 22승이라는 개인 성적도 독보적이지만 팀의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크게 공헌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MVP까지 차지한 만큼 그의 요구액이 하늘을 찌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구계 일각에선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다년계약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선수들에게 야구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입만 열면 '두산 선수'임을 강조하던 니퍼트는 시즌이 끝나고 미국 집으로 돌아갈 때면 항상 "계약 문제는 내가 아닌 에이전트와 얘기하라"며 연락을 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에 대해 두산 측은 급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일단 FA 및 기존 국내 선수들과의 계약 문제에 주력하면서 니퍼트 측과도 천천히 대화를 나누겠다는 전략이다.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아니면 어디에서 1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주겠느냐. 성적에 걸맞는 대우는 당연히 해주되 정도 이상의 요구는 들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올해 연봉으로 120만달러를 받았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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