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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팀 정신' 살아나는 슈틸리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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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 속 똘똘 뭉치기 시작, 차두리 효과까지 솔솔

[이성필기자] "대표선수가 못하면 비난을 받게 마련이죠. 그런 중압감을 견뎌내야 합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소집된 대표팀 첫 훈련에서 가볍게 몸만 푼 뒤 그라운드의 동료들을 지켜봤다.

지난 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귀국한 기성용은 장거리 비행 등으로 피로한 상태여서 무리하지 않기 위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홍철(수원 삼성) 등과 러닝만 하고 벤치 근처에서 지원스태프와 대화를 나눴다.

기성용은 지난 최종예선 1~4차전 동안 대표팀을 휘감았던 일부 선수들의 '중국화' 논란에 입을 열었다.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푸리), 홍정호(장쑤 쑤닝) 등 주전 수비수들의 실수가 나오자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중국리그에 가더니 축구 스타일이 중국식으로 변했다'며 중국화라는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기성용은 "중국화는 정당한 비판이 아니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근거 없이 싸잡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료들을 적극 옹호했다. 가진 기량은 그대로지만 팀 전술이나 조직력에서 생긴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외부의 비판적인 시각은 슈틸리케호를 오히려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손흥민 역시 "비난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다 받지 않았는가. 선수들이 반성해야 하고 팀으로 뭉쳐야 한다"라며 하나의 팀으로 모든 역량을 쏟아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대표팀을 감싸는 기류가 달라진 데는 차두리 전력분석관 합류 효과가 상당하다. 차두리는 지난해 3월 뉴질랜드전 이후 국가대표에서 은퇴했고 11월 FC서울에서 유니폼을 벗으며 현역 은퇴를 했다. 대표팀에 워낙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차두리는 꾸준히 대표팀의 상황을 확인하며 안타까움과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차두리 분석관은 이날 선수대기실에서 선수들을 안아주며 격려했다. 대표선수 대부분이 차두리와 안면이 있는 자원들이었다. 훈련 시작 전에는 슈틸리케 감독이 차두리를 대표팀 합류 막내 취급을 해 선수단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후 러닝에서는 차두리가 특유의 말솜씨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훈련에서도 차두리 효과는 대단했다. 말이 전력분석관이지 '형님'에 가까웠다.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차두리는 전술 등에 관여하는 것이 아닌, 멘토 역할을 자임했기 때문에 훈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단이 스스로 뭉치는 것은 슈틸리케호에 긍정적인 신호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전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지 10일 요르단과 홈에서 평가전을 치른 뒤 바로 한국으로 오지 않고 경기 이틀 전인 13일에 도착 예정이라고 한다. 전세기를 동원해 이동해 시차를 참아내며 15일에 경기를 치르고 돌아가는 일정이다. 2위에 올라 있어 여유롭게 한국전에 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을 선수들이 모를 리 없을 터.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정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다시 대표팀에 올 수 있어서 영광이다.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를 위해 희생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위기에 처한 슈틸리케호가 나를 버리고 팀으로 뭉치는 '원팀 정신'으로 활기를 띠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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