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란전 패배로 경직됐던 분위기가 그로 인해 확실히 달라졌다. 바로 '차두리(36)' 전력분석관 효과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였다. 오는 11일 캐나다와의 친선경기와 15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기온이 떨어져 쌀쌀한 가운데서도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뛴다는 자부심을 안고 모였기 때문인지 밝은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해까지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차두리 분석관을 본 뒤에는 웃음이 쏟아졌다.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전력분석관으로 전격 선임됐다. 소통이 주목적이지만 흐트러진 대표팀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는 인천, 전주 등에서 열린 K리그를 함께 찾아 관전하며 선수들의 상태도 점검했다.
이날 차두리는 자신이 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줬다. 선수단보다 5분여 일찍 그라운드에 등장해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와 대화를 나눴다.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였다.
훈련 시작 전 선수들과 함께 둥글게 선 차두리를 향해 슈틸리케 감독은 "팀의 막내니까 노래를 한 곡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선수들의 박수와 웃음이 터진 것은 당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가 스태프로 합류했는데 얼마 전까지 여기 있는 선수 상당수와 함께 현역 생활을 했다. 좀 더 가까이 다가서는 역할을 잘 해주리라 본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차두리를 잘 따르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개인적으로 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선수 시절 동료들을 돕는 데 앞장섰다.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으리라 본다. 팀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어주리라 본다"라며 대표팀에서 다시 만난 선배를 향해 찬사를 쏟아냈다.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굉장히 반가웠다. (분석관 선임) 뉴스를 접하고 기대도 됐다.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긍정적이다"라고 전했다.
기대대로 차두리는 선수들과 자주 대화를 나눴다. 패싱 게임 등 전술 연습에서는 소리를 질러가며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선수들도 어색함 없이 차두리의 독려를 듣고 움직였다. 몇몇 선수에게는 패스 훈련 중 "(볼을) 받으러 오란 말이야"라며 적극적인 주문도 아끼지 않았다. 적절히 자기 역할을 찾아가며 대표팀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고 있는 차두리 분석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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