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감회가 새롭죠. 다시 선수로 그라운드에 나와 가을야구를 함께 해서요."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에게 LG 트윈스를 상대로 치르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각별하다.
그에게는 세 번째 '가을야구'지만 느낌은 다르다. 잘 알려진 대로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NC의 중간계투진으로 쏠쏠한 활약을 하던 원종현은 지난 2014년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운드에 올라 최고 구속 155km를 찍었다.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것이다. 그런데 원종현은 이듬해 '가을야구'뿐 아니라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야심차게 시작한 스프링캠프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어지럼증이 생겼다.
귀국 후 병원을 찾았는데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프로야구선수에서 하루아침에 병마와 싸우는 환자가 됐다. 그는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에 들어갔다. 병을 이겨낸 그는 몸을 다시 만들고 체력을 키웠다.
원종현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다. 출전 선수 엔트리에는 없었지만 NC 구단은 완치 판정을 받고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그에게 마운드에 설 기회를 줬다. 경기 전 시구자로 다시 창원 마산구장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건강을 되찾은 원종현은 올 시즌 54경기에 등판해 70.2이닝을 던졌고 3승 3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년 전 그랬던 것처럼 NC 마운드에서 든든한 허리 노릇을 했다.
그는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포수 자리로 갔다. 시포자로 나선 것이다. 원종현은 시구자인 위주빈 학생이 던진 공을 받았다. 위 군도 원종현 처럼 암을 극복하고 다시 글러브를 손에 잡은 중학교 야구선수다. 시구행사가 끝나자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시구, 시포자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편 원종현은 1차전에서는 등판하지 않았다. NC는 선발투수 에릭 해커에 이어 구창모, 김진성, 임정호, 임창민을 이어 던지게 했다. NC는 0-2로 끌려가고 있던 경기를 9회말 극적으로 뒤집었다. 용덕한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3-2로 승리, 서전을 장식했다.
원종현도 불펜에서 대기를 하며 동료들과 끝내기 승리의 기쁨을 함께 맛봤다. 1차전은 건너뛰었지만 2차전에서는 등판 가능성이 높다.
그는 "꼭 한국시리즈로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LG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TV중계를 통해 모두 봤다. LG 불펜진은 잘 던지더라. 나도 그렇게 꼭 잘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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