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열번 찍어 안 남어가는 나무는 없었다. 가을 잠실벌에서도 이 격언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두드리니 결국 문이 열렸다.
천신만고 끝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관문을 통과한 LG 트윈스가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LG의 승리는 결국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의지의 결과였다.
11일 잠실구장.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접전이었다. 류제국(LG)과 양현종(KIA) 두 수준급 선발투의 기막힌 피칭대결에 양팀 타선은 득점의 '혈'을 뚫지 못했다.
특히 LG는 줄기차게 찬스를 잡고도 결정타 부족으로 번번이 땅을 쳐야 했다. 선두 문선재가 볼넷으로 출루한 1회말, 정상호의 볼넷과 손주인의 우전안타, 문선재의 희생번트로 조성된 3회 1사 2,3루에서 후속타 불발로 선취득점에 실패했다.
4회에도 선두 히메네스가 중전안타를 쳤지만 연결의 고리가 이어지지 않았다. 양석환의 좌전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에선 정상호가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1사 후 문선재가 좌전안타를 친 5회, 1사 뒤 오지환의 좌전안타, KIA 3루수 이범호의 실책으로 만든 6회 1사 1,2루에서도 애타게 기다리던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LG에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던 공격은 8회였다. 이번에도 선두타자가 살아나갔다. 박용택이 2루수 옆을 꿰뚫는 우전안타를 친 뒤 상대 우익수 노수광의 방심을 틈타 2루까지 내달려 산 것. 히메네스의 2루수 진루타 이후 오지환은 KIA 마무리 임창용으로부터 몸맞는 공으로 걸어나간 뒤 2루까지 훔쳤다.
1사 2,3루에서 채은성의 3루수 땅볼 때 3루주자가 협살에 걸여 아웃됐다. 이어진 2사 1,3루에선 양석환의 총알같은 우전 안타성 타구를 노수광이 그림같이 몸을 날리면서 잡아냈다. 1루쪽 LG 응원석에선 아쉬움의 탄성이 한동안 꺼지지 않았다.
그러나 LG의 계속된 두드림은 결국 정규이닝 마지막인 9회말에 결승점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큰 결실을 봤다. 역시 선두타자 출루가 주효했다.
정상호가 우전안타로 살아나가자 대주자 황목치승은 과감한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문선재의 포수 파울플라이에 이어 대타 서상우가 KIA 4번째 투수 지크로부터 우익수 앞 짧은 안타를 쳤다.
그리고 1사 1,3루에서 등장한 왼손타자 김용의는 그토록 기다리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황목치승을 불러들이면서 3시간 20분여의 대접전은 마침내 막을 내렸다.
끝까지 굴하지 않고 달려든 LG 타자들의 집중력과 승부욕, 8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지며 단 1안타 3볼넷만 허용한 선발투수 류제국의 베테랑 다운 호투가 어우러진 승리였다.
LG의 가을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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