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가수 엠제이레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그것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중국에서였으니 그간의 고생이 눈에 훤하다. 그렇게 5년을 버티면서 조금씩 전진했고, 이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열심히 기반을 닦았다면 이젠 날갯짓을 할 차례다.
엠제이레드는 지난 2011년 중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생계형이었다. 국내에서 활동을 하려했지만 회사에 문제가 생겨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해나갔고, 그러던 중 중국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그마저도 지원이 없어 원활하지 않았다.
"다행히 친한 댄서들이 정말 저렴한 페이로 같이 가주기로 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공연을 했고 반응도 좋았는데 당시 회사 대표가 돈을 하나도 안 주는 거에요. 흔쾌히 도와준 지인들에게 미안했어요. 전 밥도 못 먹을 정도가 됐고요. 제가 돈을 빌려서 다 메꾸고 이 분과는 안 하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곡 사용을 못 하게 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제가 팀을 꾸려 곡 만들고 공연을 하면서 하루하루 버텼죠."
엠제이레드는 주로 중국 동남부 지역에서 활동했다. 상해, 광저우, 청도 등이 주무대였다. 변변한 홍보조차 없었지만 꾸준한 공연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나갔다. 그런 노력들이 쌓여 연기와 예능 쪽에서도 기회가 오기 시작했다. 절실함으로 만들어낸 소중한 기회들이었다.
"중국은 이동거리가 멀어서 정말 힘들어요. 준비를 더 체계적으로 해야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어요. 연습을 한다고 해도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었어요. 최대한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일단 접고 국내로 와서 준비를 제대로 한 뒤에 다시 시작하는게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재정비를 택한 엠제이레드는 최근 그 결과물인 신곡 '오라라(O'lala)'를 발표했다. 퓨쳐 베이스(future bass) 장르의 곡으로, 경쾌하고 신나는 멜로디와 여름 바캉스를 떠올리게 하는 가사가 특징이다. 중국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인연을 맺은 작곡팀 금수저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간 발표했던 곡들은 중국 맞춤혀이었다면 '오라라'는 한국적인 정서도 가미했다.
"'오라라'는 흥겨워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추임새 같은 거예요. 운동을 갔다 와서 지친 상태였는데 금수저 분들이 스케치해놓은 곡을 들려줬고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곧바로 마이크 들고 놀면서 불렀어요. 그러면서 가사를 붙이고 멜로디를 만들어나갔어요. 어딘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마음으로 만는 곡이에요. 알콩달콩 연애를 하는 커플이 놀러가는 걸 상상했어요."
'오라라'는 일반적인 여름 노래 패턴에서 좀 벗어나 있다. 신나지만 몽환적인 느낌도 있다. 엠제이레드만의 개성 있는 여름 노래인 것.
"그동안 발표한 곡들은 어둡고 강한 느낌이었는데, '오라라'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 색깔과 가장 가까워요. 오랜만에 새로운 노래를 들려드릴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긴장되요. 여름 하면 떠오르는 곡이 되어서 오래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성공을 이뤄낸 건 아니지만 이젠 음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감사해요. 더 열심히 해서 힘든 시간을 함께 견뎌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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