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애어른' 권창훈(22, 수원 삼성)의 2016 리우 올림픽은 씁쓸함 그 자체였다. 피지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8-0 대승을 이끌었고 멕시코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조 1위 16강 진출에 공헌했다.
하지만 정작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는 슈팅 영점을 잡지 못했고 한국은 0-1로 패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6월 생긴 족저근막염에 아킬레스 부상을 견디며 온 힘을 다했던 권창훈으로서는 허탈감이 큰 것은 당연했다.
올림픽 전부터 슈틸리케 감독은 권창훈의 재능을 확인하고 A대표팀에 뽑아 활용하다가 올림픽 대표팀에 양보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국, 시리아와의 1~2차전을 앞두고 그를 다시 A대표팀에 선발한 것은 당연했다. 올림픽 8강에 그친 것은 아쉬워도 '골짜기 세대' 소리를 들으며 이뤄낸 성과라 의미는 있었다.
중국, 시리아전에서 권창훈은 기성용(스완지시티)-한국영(알가라파) 또는 정우영(충칭 리판) 앞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돼 공격진에 연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싱력이 좋고 순간 빠른 판단력을 앞세워 왼발 슈팅으로 종종 골까지 넣기 때문이다.
구자철(아우스크부르크)과의 포지션 경쟁을 이겨내는 것이 우선이지만 만약 기성용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교체로 빠지게 될 경우 권창훈이 후방으로 내려서서 공수 조율을 할 수도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우레이, 위하이, 차이후이캉(이상 상하이 상강) 등 중국 대표선수들을 상대했던 경험도 있다.
30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만난 권창훈은 "중국이 우리를 이기기 위해 올인했다고 들었다. 우리도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안다. 짧은 기간이지만 준비를 잘해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권창훈은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을 통해 중국을 경험해봤다. 당시 한국은 국내파 중심으로 나서 2-0으로 이겼다. 그는 "그 당시에는 내 플레이를 보여주느라 바빴다. 상대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동아시안컵과는) 다르게 준비하겠다. 모든 것을 다 보면서 할 수는 없으니 좋은 형들과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라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A대표팀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는 권창훈은 "중요한 경기가 많다. 부담보다는 도움을 주면서 자신감 있게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막내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췄던 것을 상기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능력은 충분하다. 감독님이 전술적으로 잘 쓸 것 같다. 오스트리아에서도 평가가 좋으니 기대감도 있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부상이 어느 정도 나은 상태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권창훈은 "힘든 것은 둘째 문제다. 쉼없이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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