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마이클 보우덴(두산 베어스)의 투구를 문제삼고 나섰다.
31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전에 0-6으로 뒤진 5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 로사리오 타석 때 김 감독이 배팅서클 근처로 걸어나갔다. 마운드 위의 보우덴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커브로 잡은 뒤였다.
김 감독은 강광회 구심을 향해 한동안 이의를 제기하더니 공을 달라고 요구해 보우덴이 던진 공을 건네받았다. 김 감독은 공을 잡은 뒤 표면을 구심에게 보여주며 강하게 어필했다. 공에 이물질을 묻힌 것 아니냐는 듯한 제스쳐였다.

강 구심은 이에 대해 큰 문제가 아니라며 설명을 했으나 김 감독은 부정투구 의혹을 굽히지 않으며 한동안 항의를 계속 했다. 약 10분에 걸친 항의 뒤 김 감독은 덕아웃으로 들어갔고, 경기는 속개됐다.
야구규약 8.02 (a) 항에는 (1) 투수가 투수판을 둘러싼 18피트(5.486m)의 둥근 원 안에서 투구하는 맨손을 입 또는 입술에 대는 행위 (2) 공에 이물질을 묻히는 것 (3) 공, 손 또는 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것 (4) 공을 글러브, 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 등 금지행위가 명시돼 있다.
특히 (2)∼(4) 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경우 구심은 투수에게 경고한 뒤 재차 행위가 반복될 경우 퇴장을 선언할 수 있다. 김 감독은 보우덴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밖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한화 측에 따르면 김 감독은 보우덴이 공을 가지고 있을 때의 행동에 대해 지적했다고 한다. 한화 측은 "보우덴이 공을 오른쪽 골반 밑에 갖다 붙이는 모습, 오른 손을 허리띠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빼는 모습이 있었다"며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인지 여부에 대한 질의였다"고 설명했다.
당시까지 한화 타선은 보우덴의 호투에 단 1안타 빈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어쨌든 김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경기는 차질없이 진행돼 두산의 10-4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 감독의 항의는 보우덴의 투구리듬을 흐트리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보우덴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고 결과도 달라지지 않았다.
보우덴은 경기 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성근 감독님이 정확히 뭘 체크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 임무는 게임에 집중하는 거다. 나는 한국리그를 존중한다. 김 감독님도 본인 역할에 충실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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