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손예진이 영화 '덕혜옹주'에 10억 원의 제작비를 보탠 배경을 알렸다.
2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제작 호필름)의 개봉을 앞둔 배우 손예진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2009년 발간된 베스트 셀러 소설 '덕혜옹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역은 배우 손예진이 열연했다.
주연 배우 손예진은 이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애초 주연 배우가 수익을 염두에 두고 제작사와 함께 영화 기획을 진행한 케이스와는 아주 달랐다. 캐스팅 후 작업을 진행하며, 영화의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해 투입돼야 하는 제작비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10억 원을 투자한 경우다.
손예진은 10억을 선뜻 내놓게 된 배경에 대해 "'선뜻'은 아니고 '덜덜덜 떨면서'였다"고 웃으며 말한 뒤 멋쩍은듯 웃어보였다. 배우로 활동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책임감도 커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어릴 때는 사실 책임감을 별로 느끼지 않았다"고 말을 이어간 손예진은 "'이것만 잘 해야지'라는 마음에 급급했었고 주어진 상황에서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신인 때 너무 컸다. 20대를 지나 30대가 되면서 책임감이 점점 커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 대해 더 시야가 넓어졌다"며 "단지 연기만 하고 끝이라는 게 아니라, 영화 촬영 회차부터 시작해 어떤 구조와 시스템인지 알지 않나. 오히려 배우들이 감독님들보다 더 많이 영화를 찍게 되니 그렇더라"고 덧붙였다.
손예진은 '상업영화니 돈에 결부되는 면이 많고 시간을 가지고 찍으면 더 완성도있는 영화가 나올 확률이 크다"며 "돈만 써서 되는 일은 아니지만, 그것들이 적절히 배분돼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시대극인 '덕혜옹주'의 스케일은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를 웃도는 규모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서 로케이션을 하는 등 이런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다 느껴지고 보이니까 조금이라도 욕심도 생기더라"며 "배우들도 조금이라도 완성도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면이 있으니 회사랑 상의했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찍으면서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는데, 점점 작업을 같이 하면서 조화가 좋았던 것 같다"고 알렸다.
어느덧 베테랑 배우로 활약 중인 손예진은 영화 작업 환경에 대해 누구보다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제작에 도움을 줄만한 방법을 고심했다. 그는 "영화 예산이 정해져있다 해서 그대로 되지는 않더라"며 "찍다보면 스케줄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날씨 문제, 엑스트라 수의 문제 등, 예산보다 돈이 덜 들었다는 영화가 얼마나 되겠나. 우리 뿐 아니라 모든 영화가 가진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오는 8월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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