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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이범수 "두렵지 않다…나는 배우니까"(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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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장교 역, 이범수는 어떻게 몰입했을까

[권혜림기자] 배우 이범수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자신이 연기한 인물을 둘러싼 여러 의견들에 대해 직접 생각을 밝혔다. 극 중 이범수가 연기한 북한군 장교 림계진 역은 뼛속까지 공산주의 이념에 사로잡힌 캐릭터다. 적들에게 가차 없이 총구를 겨누며 신념 밖의 세계를 향해 잔혹한 행각을 벌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25일 서울 삼청동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둔 배우 이범수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천상륙작전'은 5000:1의 성공 확률,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리암 니슨이 맥아더 역을 맡았다. 극 중 이범수는 전략전술 장교이자 인천을 장악한 인천방어지구사령관 림계진 역을 연기한다.

개봉에 앞서 영화가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공개된 뒤, 극 중 림계진과 대한민국 해군 대위 장학수(이정재 분)의 적대적 관계가 평면적 이념 대립으로 비춰진 지점은 일각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이범수는 영화를 둘러싼 시각차를 존중하면서도 림계진 역이 지닌 완결적인 특성을 설명했다.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이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밝혔다.

"캐스팅 단계에서 대본을 접하고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촬영에 임박해 집중적으로 림계진에 빠져들게 된 시점부터는 예상치 못한 고민거리가 닥쳤죠. 간담회에도 말했지만 제가 저를 속일 수가 없잖아요. 연기는 감정 몰입이 필요한 일이고, 순간 진짜로 느끼고 빠져서 행하는 것인데 제가 공산주의자가 아닌 이상 전혀 공감할 수 없었거든요. 덜컹거리는 느낌에 '이런 난관에 봉착하게 되네'라고 고민을 조금 했어요. 이를 어떻게 설득시킬지를요. 림계진은 자신의 사상이 옳다는 생각으로 장학수와 대립하는 것이잖아요. 편법인 셈인데, '림계진은 민족주의자다'라고 저 자신을 설득했어요."

사실 이범수가 북한인을 연기한 것은 '인천상륙작전'에서가 처음이 아니다.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2'에서 북측 비밀 요원 출신 유중원 역을 연기한 적이 있다. 이범수는 드라마에서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연기한 배역이 서로 어떻게 달랐는지도 알렸다.

"'아이리스2' 때는 조금 더 단순하게 잡았다고 할까요? (유중원 역은) 외국에서 첩보활동을 하며 외국 물을 먹은, 북한 사상이 지닌 장단점과 모순점을 알지만 '우리는 우리로서 이렇게 나가야 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었죠. 시간적 배경이 현대이니 조금 더 융통성도 있었고요. 그런데 림계진은 1950년대의 인물이고, 당시는 소련이 공산화되면서 이 이념이 세계에 반향을 일으켰던 때였잖아요. 림계진이 소련 유학파이기도 했고요."

영화 속 장학수의 전사(前史)가 대사와 회상신 등을 통해 설명되는 것과 비교해, 림계진이 공산주의자로 성장했던 배경은 자세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 탓에 림계진이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다소 평면적인 악역으로 비춰졌다는 평도 있다. 특히 남한 측 요원들을 잔악하게 공격하는 장면 등에 대해 이런 시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범수는 "림계진은 군인 아닌가. '하라면 하는' 군인들의 세계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림계진은 맹목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추종하고 즉각 실행하는, 전시에 있을법한 인물"이라며 "'맹목적으로 그렇게 하는 게 말이 되냐'는 질문은 모순적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림계진 같은 인물이 흔치 않지만 있을 수 있다고 봤어요. 자신이 옳다 생각하는 것에, (그 정도가) 광적이든 아니든 가차없이 골수인 사람이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출발점이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죠."

끝나지 않은 이념 대립의 역사 속에서 공산주의자 캐릭터를 맡는 것에 대해 일부 관객들의 비난이 두렵지는 않았는지 묻자 이범수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배우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제가 살인자 역을 하고 조폭 역을 한다고 해서 악을 미화시키는 사람이 아니듯이, 극 중 인물들은 허구 세계에 나오는 캐릭터일 뿐이에요. 림계진이 이범수가 아닌거죠. 그런 것에 있어서 보시는 분들이 구별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영화가 제가 글을 쓰고 연출하고 연기하는 개인 작업의 예술 세계라면 그런 평가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겠죠. 하지만 제가 쓰는 것도 연출을 하는 것도 아니니 주어진 여건에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이 작업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한편 '인천상륙작전'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영화에는 이정재와 리암 니슨 외에 이범수, 진세연, 정준호, 박철민 등이 출연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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