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박주영과 데얀이 터져줘야죠."
FC서울 황선홍 감독은 17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산적해 있는 고민을 털어 놓았다.
황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지난 13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6 KEB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연장전도 모자라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벌여 승리하며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공식 기록이야 무승부지만 어쨌든 승부차기로 이기며 황 감독은 서울 사령탑 데뷔 후 첫 승을 신고했다.
그렇지만 정규리그는 1무 2패로 승리가 없었다. 이날 인천전에서 승리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경인더비'로 비중이 꽤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인천 김도훈 감독도 "(서울을 잡을)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서울이 인천을 이기기 위해서는 공격 전방에서 터져주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주포인 데얀과 박주영이 해결사로 나서줘야 했다. 아드리아노가 오는 31일 포항 스틸러스전까지 출전 정지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약은 필수였다.
박주영은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재활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황 감독은 박주영으로부터 팀 상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듣는 중이다. 당연히 그라운드에서도 박주영이 중심을 잡으며 일정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황 감독의 이런 기대는 통했다. 박주영은 인천전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9분 다카하기의 패스를 받은 뒤 아크 오른쪽 뒤에서 오른발 슈팅을 해 골망을 흔들었다. 조수혁 골키퍼가 약간 앞으로 나온 것을 놓치지 않은, 재치와 동물적인 감각이 혼합된 슈팅이었다.
지난 6월 12일 수원FC와의 경기 이후 한 달이 지나 터진 박주영의 시즌 6호골이기도 했다. 박주영의 골이 터지자 황 감독은 박수로 화답했다. 박주영이 한 건 해주기를 누구보다 황 감독이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골을 넣은 뒤 박주영은 손뼉을 치며 동료들을 더 독려했다. 왼쪽 날개로 나섰던 박주영은 처진 공격수 등 다양한 위치를 소화하며 황 감독에게 리그 첫 승리를 배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남과의 FA컵에서 31분을 소화했기 때문에 체력도 충분했다.
24분 윤주태가 투입된 이후에는 오른쪽 날개로 이동하는 등 팔방미인 역할을 해냈다. 35분 김치우의 파울로 인천에 페널티킥이 주어졌지만 골키퍼 유상훈이 케빈의 슛을 막아내면서 서울과 박주영의 부담도 더 줄었다. 제 몫을 다한 후 39분 주세종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난 박주영에게 서울 원정 응원팬들의 큰 박수가 쏟아졌다.
서울은 결국 2-1로 승리했고, 결승골의 주인공 박주영은 황 감독 앞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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