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리우행 길 열리나…법원 '국가대표 자격 있다'

[류한준기자] 리우 올림픽행이 가능해질까.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에 대해 국가대표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부장 염기창)는 1일 박태환 측이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100% 인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항소인 박태환은 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이하 수영연맹)이 정한 올림픽 대표 선발 기준을 만족했다"며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서 자격이 있다"고 박태환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재판부는 "세계반도핑규정 위반으로 받은 징계가 끝난 선수에게 3년간 국가대표 참여를 못하게 한 대한체육회 결정에 대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는 적법했다"면서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 규정은 효력이 없고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지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로 인해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FINA 징계는 지난 3월 만료됐으나 박태환은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다.

체육회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이는 3년 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표 선발 규정에 근거해 박태환을 리우올림픽 대표에서 제외했다.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A기준 기록을 통과한 박태환은 이에 반발해 지난달 16일 CAS에 중재 절차를 재개했다. 이어 23일에는 CAS 잠정처분을 체육회가 따라야 한다는 취지로 국내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1일 내려진 것이다.

법원이 박태환 측 의견에 손을 들어주면서 그동안 불거진 국가대표 자격과 선발 논쟁은 막을 내릴 전망이다. CAS 결정도 박태환에게 유리한 쪽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CAS는 박태환과 이유가 비슷했던 앞선 두 차례 사건에 대해서도 선수쪽 권리를 인정한 적이 있다.

수영연맹은 오는 8일까지 FINA에 리우올림픽에 참가할 국가대표 최종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앞서 FINA도 출전 자격이 있는 한국 국적 선수 명단을 4일 수영연맹에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