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정신 나간 경기였다."
16강 진출이 불투명했기 때문에 포르투갈의 3골에 모두 관여하고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마음은 혼미했던 모양이다.
포르투갈은 23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유로 2016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헝가리와 3-3으로 비겼다. 3무(승점 3점)를 기록한 포르투갈은 조 3위에 그쳤으나 6개조 3위 중 상위 4팀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마지막으로 건졌다.
호날두는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을 위기에서 구했다. 전매특허인 무회전 프리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특유의 재능이 돋보였다. 0-1로 지고 있던 전반 42분 루이스 나니(페네르바체)에게 절묘한 패스로 동점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5분에는 주앙 마리우(스포르팅)의 가로지르기를 힐킥으로 방향을 바꿔 두 번째 동점골을 터뜨렸다.
2-3으로 다시 끌려가고 있던 후반 17분에는 히카르두 콰레스마(베식타스)의 가로지르기를 강력한 점프력으로 헤딩슛해 또 골을 넣었다. 호날두의 원맨쇼가 포르투갈을 16강 탈락 위기에서 구한 셈이다.
이 경기 두 골로 호날두는 2004년 대회부터 유로 4개 대회 연속 골을 넣는 기록을 만들었다.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가 3개 대회 연속 골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그가 벨기에와의 최종전에서도 침묵해 호날두가 유일한 4대회 연속 골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호날두는 유로 본선 17경기 출전으로 릴리앙 튀랑(프랑스), 에드윈 판 데르 사르(네덜란드, 이상 16경기)가 가진 최다 출전 기록도 역사 속으로 보냈다.
또한 현재까지 8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16강전에서 골을 넣게 될 경우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기록한 9골과 동률을 이룬다.
워낙 빡빡했던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호날두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데일리 메일 등 다수의 유럽 매체들을 통해 "정말 정신 나간 경기였다. 우리는 세 번이나 유로에서 탈락할 수 있었다. 추격자의 입장이었지만 실패하지 않았다. 어쨌든 16강에 올랐다"라고 말했다.
3무승부로 오른 16강이지만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그는 "팀 입장에서는 즐겁지만, 개인으로 돌아가면 그렇게 기쁘지는 않은 결과다. 어쨌든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하지 않았는가"라며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포르투갈의 16강 상대는 다크호스 크로아티아다. 부상 중인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 루카 모드리치의 출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호날두는 "8강 진출 확률은 반반이다. 크로아티아는 좋은 팀이고 훌륭한 선수가 많다. 그렇지만 우리도 존경받아야 할 팀이다. 다음 경기에서 우리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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